한국경제 구조적 문제 해결위해 부동산투기 버블을 깨트리자

김광수 | 경제연구소장

●●● 한국의 인플레 상승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007년 후반부터 물가는 완전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그로 인해 한국경제 전체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와 한국은행은 작금의 경제적 상황을 거의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을 통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이명박정부가 경제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실경제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지로 인해 정책실패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당한 공약과 엉터리 정책 남발
이미 우리 연구소는 한 달 전 화물연대 파업이 한창이던 2008년 6월 17일자 <경제시평> 특집 ‘고유가 대책의 허실과 정책의 형평성’ 보고서에서 이명박정부의 환율정책과 물가정책의 실패를 비판한 바 있다. 그리고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가 공평하게 고유가 등 고통을 분담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나아가 인위적이고 무리한 환율 유도정책 중지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논파한 바 있다.
2007년 후반부터 고유가와 원자재가격 급등 그리고 곡물가격 급등으로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오히려 달러 환율을 올리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물가상승을 더욱 부채질했다. 뿐만 아니라, 극성을 부리던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해 2006년부터 금리인상을 해오던 한국은행 역시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2007년 후반부터 돌연 금리를 동결해버렸다. 뿐만 아니라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은 부동산투기를 부추기는 선거공약까지 내걸었다. 747공약과 대운하사업, 마구잡이식의 뉴타운 사업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부동산시장 버블 붕괴를 예상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 증시를 계속 빠져 나가고 있고, 세계경제는 서브프라임론 사태로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말이다.

부동산
  • "부동산 투기버블을 깨트려 한국경제 전체로 부동산 고정비용을 크게 낮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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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황당한 공약과 엉터리 정책 남발에 휩쓸려 많은 사람들과 건설업계가 잘못된 투기심리에 편승하여 작년 말부터 부동산투기 버블의 마지막 꼭지잡기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금융업계 역시 세계경제의 위험 증가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도 선진국처럼 해외증권투자로 자산을 축적해야 된다는 주장을 내세워 중국펀드 등 해외투자펀드에 몰빵 투자를 적극 권유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해외투자펀드에 지금 투자하지 못하면 일확천금의 기회를 놓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 억제를 위해 한국은행은 2007년 후반 이후에도 금리를 계속 올렸어야 했다. 적어도 5.5% 내지는 6% 수준까지는 계속 올렸어야 했다. 그래서 위험수위를 넘어선 과다 가계대출에 빠진 가계가 빨리 부동산투기에서 빠져 나오도록 압력을 가하여 과도한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 나아가 전혀 국내외 현실경제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747공약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기적 자산가격 버블에 바탕을 둔 과소비를 억제하여 당장의 성장이 다소 줄더라도 미래소비를 축적하도록 대비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정부는 이념적인 친기업정책을 내세우기에 앞서 환율을 달러당 900원 대 전후 수준을 유지하여 고유가와 인플레에 대비했어야 했다. 말로는 시장원리를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52개 품목의 생활물가를 직접 통제하겠다는 식의 70년대 발상을 들고 나왔다. 한 마디로 3,40년 전의 반시장주의적이며 자기모순적이고 실효성도 거의 없는 엉터리 물가관리 대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엉터리 대책보다는 각 경제주체가 공평하게 고통분담을 할 수 있는 고유가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그래서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와 같이 고유가 부담이 특정 경제주체에 집중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했어야 했다.
상기 특집 보고서가 발표된 후 약 한달 만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뒤늦게 환율인하를 통해 고유가 인플레 급등을 상쇄하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한국은행은 물가억제를 위해 최근 금리를 인상했으며, 정권출범 전부터 부동산경기 부양을 내세워 금리인하를 주장해온 이명박정부와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딱히 반대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과 몇 개월도 못 가 이명박정부와 한국은행은 스스로 자신들의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뒤집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미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버블 붕괴의 초기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좌불안석이다. 건설사들은 거래량이 없는 가운데 2007년 말의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분양을 한 탓에 미분양 사태를 더욱 가중시켰다. 그런가 하면 해외투자펀드는 사실상 반토막 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태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거의 포기한 상태에 빠졌다. 결국 이명박정부는 금리인상과 환율안정의 타이밍을 놓쳐 버린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명박정부의 정책적 무지가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 증시를 떠나게 하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이탈은, 이명박정부가 작금의 한국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관리할 능력이 없어 위기를 맞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

금리 단계적으로 올려야
가장 이상적인 경제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첫째, 현실경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과 둘째, 현실경제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론적 방법론에 대한 올바른 이해. 셋째, 필요한 시점에서 선제적으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타이밍의 세 가지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상의 설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명박정부는 이 세가지 조건이 모두 결여되어 있다. 객관적인 한국경제의 현실은 2007년 말부터 소비자물가 및 생산자물가가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올바로 보지 못한 것이다. 또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론적 방법론에 대한 지식이 없다. 마지막으로 2007년 후반 이후에도 금리인상과 환율안정에 힘을 썼어야 했으나 그 타이밍을 놓쳤다.
이명박정부는 지금이라도 금리를 계속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 물가가 잡힐 때까지 0.25%씩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미세조정을 해가야 하다. 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올릴 것인가를 정하기보다는 인플레가 제어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올려야 한다. 일부에서는 금리인상이 부동산투기 버블 붕괴를 초래하고 부동산투기 버블 붕괴는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져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문제를 크게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고유가 외에도 이미 한국경제는 부동산가격 투기버블로 인해 고비용 인플레압력에 노출된 지 오래됐다. 지금 금리인상을 통해 부동산가격을 낮추어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 압력을 상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여 5.25%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앞서 지적한 것처럼 5.5% 내지는 6%까지 금리인상을 지속할 생각으로 인플레 억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미 주지하는 바와 같이, 2007년 서브프라임론 사태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자산시장에서의 버블 붕괴와 실물경제에서의 인플레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세계 각국은 저금리와 유동성 과잉으로 부동산과 증권시장 등을 중심으로 자산시장에서 투기적 버블이 발생했다. 특히 부동산투기 버블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광범위하게 발생했으며, 그 버블이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붕괴하고 있는 것이다.
실물경제의 인플레 상승은 과소비와 세계경제 성장패러다임의 변화에 기인한다. 부동산 및 증권시장 등 자산시장의 투기버블로 자산효과(wealth effect)와, 저금리 및 환율 불균형 등으로 지난 2000년 이후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과소비가 지속되었다. 그런가 하면 2000년 이후 브릭스(BRICs)와 같은 신흥경제국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 중심축으로 급부상했다. 말하자면 세계경제의 성장패러다임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신흥경제국이 2000년부터 고도성장을 본격화함에 따라 원유수요 및 원자재 수요도 급증했다. 그로 인해 원유와 원자재 시장의 수급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그런 우려를 배경으로 이들 원유 및 원자재 시장이 끊임없이 투기에 노출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고유가, 원자재 및 곡물가격 상승이라는 외압을 피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고유가 현상 등이 세계경제 성장패러다임의 변화라는 구조적 변화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에서 부동산시장의 투기버블이 붕괴되고 있는 것처럼 한국 역시 부동산 투기버블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미 한국경제는 지난 2000년 이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비생산적인 부동산투기에 몰입해온 나라중 하나이다. 그 결과 한국경제는 성장잠재력이 크게 훼손되었으며, 생산성을 압도적으로 초과하는 과도한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한국경제 전체의 가격경쟁력도 상실하고 있다. 중소 제조업의 몰락을 소상공 서비스업이 절대로 대신해줄 수 없다. 엄청난 부동산 임대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주택가격으로 젊은 세대가 자력으로 결혼조차 하기 힘든 나라가 되어 버렸다. 세계 최고의 물가수준을 자랑으로 여기는 경제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부동산투기 버블을 깨트려야
결론을 말하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한국의 부동산투기 버블을 깨트려야 한다. 부동산투기 버블을 깨트려 한국경제 전체로 부동산 고정비용을 크게 낮추어야 한다. 그것으로 고유가의 인플레 압력을 상쇄해야 한다. 원유나 원자재, 곡물가격 급등은 자력으로 막을 길이 없다. 그러나 부동산 고정비용은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3,40년 전의 시대착오적인 이념이나 특정 종파의 신탁(神託)으로는 절대로 한국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그저 몸으로 때우던 시절의 20세기 사고방식과 경험만으로 21세기 세계경제 성장 패러다임이 바뀐 고유가 인플레 시대의 고도화된 한국경제를 이끌어간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한국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위기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