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대통령이 광화문을 ‘점령’한 날
경찰은 8월 14일 오후 1시부터 광화문 네거리를 완전히 장악했다. 일단의 경찰들이 무리지어 다니면서 마치 ‘군사작전’이라도 펼치는 듯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다음날 있을 촛불집회 때문이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경찰은 15일 오전 광화문 네거리를 오가는 차량은 물론이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까지 모두 원천봉쇄했다. 통행하는 국민들에 대한 배려라곤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경찰이 폴리스라인으로 그어 놓은 광화문 네거리는 텅텅 비어 있었다. 곳곳에서 국민들과 경찰 간에 “간다”, “못 간다” 실랑이가 벌어졌다.
바로 그 시각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 63주년 및 건국 6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행사를 마친 대통령과 총리, 국회의장 등 정부 인사들과 행사 참가자들이 텅텅 비어 있던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 서울 광장까지 행진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지금 무슨 관제 데모하냐?”라며 불평을 한마디씩 토로하며 혀를 끌끌 차고 있었다.
대통령이 지나간 그 자리가 어떤 곳인가. 100만 촛불이 모여 ‘미국산 쇠고기 반대, 재협상’을 목 놓아 외치던 장소이고, 100번째 촛불대행진이 열릴 공간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광화문을 빼앗고 ‘그들만의 행사’를 가졌다. 유모차를 타고 나온 간난아이부터 조국광복의 환희와 감격을 가득 품고 나온 백발의 노인들은 광화문을 빼앗겼다. ‘촛불항쟁’의 첫 포문을 연 청소년부터 촛불광장을 만들어낸 수많은 네티즌들이 촛불축제를 벌였어야 할 광장을 잃었다. 국민들은 광화문, 세종로 네거리와 서울 광장을 대통령에게 ‘점령’ 당했다. 군대만 동원하지 않았을 뿐 정부의 행태는 분명 ‘점령군’ 그대로다.
해마다 광복절은 이념과 사상을 초월해 모든 국민이 조국광복의 기쁨과 환희로 하나가 되었던 날이다. 올 8.15 광복절은 사뭇 달랐다. 광화문을 빼앗긴 사회시민단체와 독립운동단체 등이 대학로와 탑골공원에서 63주년 광복절 행사를 진행하고, 정부와 뉴라이트를 필두로 하는 수구단체들이 청계광장에서 ‘건국 60주년’ 행사를 가졌다. 야3당마저 정부 행사에 불참하고, 백범 김구 선생 묘소를 합동 참배했다. 8.15 광복절이 두 동강이 난 것이다. 그 이유는 두 말할 것도 없이 대통령 때문이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던 대통령은 논란이 되건 말건 건국 60주년 행사를 힘으로 밀어붙였다. 대통령은 명칭만 ‘광복 63년 및 건국 60년’이라고 했을 뿐 사실상 건국 60주년 의미만을 부각시켰다. 경축사 어디에도 과거 일본의 침략과 지배를 비판하거나, 분단의 아픔을 보듬고 통일로 나가자는 메시지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통령과 국민이 생각하는 8·15 광복절 의미가 달랐던 것이다.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 1945년 8월15일은 지긋지긋한 일제식민통치를 끝장내고 민족이 해방을 맞이한 날이다. 48년 8월15일은 이승만이 친일파에서 친미파로 변신한 매국노를 앞세워 남한단독정부를 수립하고 분단을 고착시킨 날이다. 대통령은 역사인식을 달리한 것이다.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왜곡하고,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과 4.19혁명을 계승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대통령은 역사를 ‘잃어버린 10년’도 모자라 60년 전으로 돌려놓았다. ‘건국절’에 대한 논란을 보고 있자면 60년 전 해방공간의 혼란스런 정세를 연상케 한다. 건국절 주장은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며 역사관을 왜곡해 온 뉴라이트 집단의 주장이다. 어떤 뉴라이트 인사는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이라고 망발을 일삼고, ‘일제 식민통치가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일제 식민통치를 미화하고 있다. 심지어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 찬양까지 한다. 이명박 정부의 이번 8.15 행사는 뉴라이트 집단의 주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이 광화문을 점령한 날, 경찰은 국민을 향해 시퍼런 색소를 탄 물대포를 무차별 난사하고, 국민을 상대로 경쟁하듯 인간사냥에 나섰다. 촛불시위 참가자는 물론 인도에 있는 일반 시민들을 가리지 않고 잡아가두었다. 인간사냥 실적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된 경찰은 연행한 국민을 서로 빼앗는 살풍경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사복체포조가 다른 사복체포조를 연행하는 웃지 못 할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의 행태는 독립운동가를 잡아다가 잔인하게 고문하고 무참히 때려죽인 일제 경찰과 하등 다를 게 없었다. 민주주의 국가의 수치이고, 전근대적이고 야만적인 인권탄압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이 인간사냥의 대상으로 전락한 날, 부정부패비리에 연루된 재벌, 정치인, 언론인 등은 ‘광복’을 맞이했다.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고 국민화합 차원에서 그들을 사면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이 땅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헌신한 인사들이나 양심수는 단 한 명도 포함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유전무죄 공화국으로 만들어 버렸다. 위기에 몰린 대통령이 이른바 ‘집토끼’를 잡았을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대통령이 광화문을 점령한 날 대한민국 정부는 ‘그들만의 정부’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바로 그 시각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 63주년 및 건국 6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행사를 마친 대통령과 총리, 국회의장 등 정부 인사들과 행사 참가자들이 텅텅 비어 있던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 서울 광장까지 행진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지금 무슨 관제 데모하냐?”라며 불평을 한마디씩 토로하며 혀를 끌끌 차고 있었다.
대통령이 지나간 그 자리가 어떤 곳인가. 100만 촛불이 모여 ‘미국산 쇠고기 반대, 재협상’을 목 놓아 외치던 장소이고, 100번째 촛불대행진이 열릴 공간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광화문을 빼앗고 ‘그들만의 행사’를 가졌다. 유모차를 타고 나온 간난아이부터 조국광복의 환희와 감격을 가득 품고 나온 백발의 노인들은 광화문을 빼앗겼다. ‘촛불항쟁’의 첫 포문을 연 청소년부터 촛불광장을 만들어낸 수많은 네티즌들이 촛불축제를 벌였어야 할 광장을 잃었다. 국민들은 광화문, 세종로 네거리와 서울 광장을 대통령에게 ‘점령’ 당했다. 군대만 동원하지 않았을 뿐 정부의 행태는 분명 ‘점령군’ 그대로다.
해마다 광복절은 이념과 사상을 초월해 모든 국민이 조국광복의 기쁨과 환희로 하나가 되었던 날이다. 올 8.15 광복절은 사뭇 달랐다. 광화문을 빼앗긴 사회시민단체와 독립운동단체 등이 대학로와 탑골공원에서 63주년 광복절 행사를 진행하고, 정부와 뉴라이트를 필두로 하는 수구단체들이 청계광장에서 ‘건국 60주년’ 행사를 가졌다. 야3당마저 정부 행사에 불참하고, 백범 김구 선생 묘소를 합동 참배했다. 8.15 광복절이 두 동강이 난 것이다. 그 이유는 두 말할 것도 없이 대통령 때문이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던 대통령은 논란이 되건 말건 건국 60주년 행사를 힘으로 밀어붙였다. 대통령은 명칭만 ‘광복 63년 및 건국 60년’이라고 했을 뿐 사실상 건국 60주년 의미만을 부각시켰다. 경축사 어디에도 과거 일본의 침략과 지배를 비판하거나, 분단의 아픔을 보듬고 통일로 나가자는 메시지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통령과 국민이 생각하는 8·15 광복절 의미가 달랐던 것이다.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 1945년 8월15일은 지긋지긋한 일제식민통치를 끝장내고 민족이 해방을 맞이한 날이다. 48년 8월15일은 이승만이 친일파에서 친미파로 변신한 매국노를 앞세워 남한단독정부를 수립하고 분단을 고착시킨 날이다. 대통령은 역사인식을 달리한 것이다.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왜곡하고,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과 4.19혁명을 계승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대통령은 역사를 ‘잃어버린 10년’도 모자라 60년 전으로 돌려놓았다. ‘건국절’에 대한 논란을 보고 있자면 60년 전 해방공간의 혼란스런 정세를 연상케 한다. 건국절 주장은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며 역사관을 왜곡해 온 뉴라이트 집단의 주장이다. 어떤 뉴라이트 인사는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이라고 망발을 일삼고, ‘일제 식민통치가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일제 식민통치를 미화하고 있다. 심지어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 찬양까지 한다. 이명박 정부의 이번 8.15 행사는 뉴라이트 집단의 주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이 광화문을 점령한 날, 경찰은 국민을 향해 시퍼런 색소를 탄 물대포를 무차별 난사하고, 국민을 상대로 경쟁하듯 인간사냥에 나섰다. 촛불시위 참가자는 물론 인도에 있는 일반 시민들을 가리지 않고 잡아가두었다. 인간사냥 실적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된 경찰은 연행한 국민을 서로 빼앗는 살풍경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사복체포조가 다른 사복체포조를 연행하는 웃지 못 할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의 행태는 독립운동가를 잡아다가 잔인하게 고문하고 무참히 때려죽인 일제 경찰과 하등 다를 게 없었다. 민주주의 국가의 수치이고, 전근대적이고 야만적인 인권탄압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이 인간사냥의 대상으로 전락한 날, 부정부패비리에 연루된 재벌, 정치인, 언론인 등은 ‘광복’을 맞이했다.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고 국민화합 차원에서 그들을 사면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이 땅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헌신한 인사들이나 양심수는 단 한 명도 포함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유전무죄 공화국으로 만들어 버렸다. 위기에 몰린 대통령이 이른바 ‘집토끼’를 잡았을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대통령이 광화문을 점령한 날 대한민국 정부는 ‘그들만의 정부’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 ©월간 말
- 기사입력: 2008-08-30 14:15:16
- 최종편집: 2008-09-06 1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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