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반환, SOFA와 관련합의 해석 위헌"

채영근 교수, 미군기지 환경피해 토론회에서 제기

김경환 기자 / kkh@vop.co.kr

정부가 주한미군으로부터 기지를 반환받는 과정에서 적용된 SOFA와 관련합의 해석이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채영근 교수(인하대 법대)는 7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방치된 미군기지 환경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토론회 발표에서 "이미 반환된 기지에 적용된 SOFA 및 관련합의의 해석은 현행 국내법과 심각하게 충돌하는 문제가 있으며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정부는 SOFA 및 관련규정의 개정을 추진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국내법의 개정을 통해 두 법체제의 간극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교수는 "우리 헌법은 재정국회주의를 원칙으로 하여 국가의 재정에 관한 사항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의하도록 하고 있으며 국가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을 체결할 때에는 역시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정부가 임의로 반환합의를 한 것은 재정국회주의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국회의 동의를 거친 SOFA에서는 반환기지의 환경문제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채 '미군이 기지를 반환할 때 원상회복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동규정이 환경오염을 방치한 상태로 시설과 구역을 반환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미군기지 환경문제 토론회
  • 이정희 의원이 주최한 '방치된 미군기지 환경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토론회가 7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 사진 더 보기

한미간에 체결된 미군기지이전협정에서는 한미양국은 반환기지를 '주한미군지위협정 및 관련합의'에 따라 치유한 뒤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주한미군지위협정 및 관련합의' 내용에 대해 2004년 외교통상부는 '환경조사는 한미 양측이 공동으로 하고, 오염치유는 미국이 하게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부의 이런 설명 때문에 국회는 기지이전협정을 비준동의하면서도 반환기지의 환경오염 치유비용에 대해선 정확히 추산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애초 기지이전협정 과정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자 환경오염 치유비용의 규모와 주체를 속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채 교수는 "2001년 SOFA 개정시, 2004년 기지이전협정의 체결 및 비준동의 과정 및 그간 수시로 학계와 NGO는 SOFA 및 환경관련조항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으나 그때마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부인하며 SOFA 및 기지이전협정의 내용을 은폐하거나 왜곡해 발표해 왔다"며 "이제 와서 한미관계 악화를 염려하여 미국 측의 해석을 존중해 환경치유비용을 모두 우리가 떠맡기로 했다는 정부의 변명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최소 수천억 원이 소요될 반환기지 치유비용을 국회의 명시적인 동의도 없이 국가예산을 전용하여 집행하겠다는 국방부의 발상은 명백히 위헌적"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정부에 이미 반환된 기지에 대해 적법한 입법절차를 밟아 예산을 확보하고 토양환경보전법을 적용해 엄격하게 조사하고 정화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채 교수는 "정부는 기지반환과정에서 법과 절차를 무시한 채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었고 이제 더 나아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예산집행의 원칙을 무시하고 그 뒷수습을 하려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의 이러한 탈법적인 태도는 결국 우리의 협상 파트너인 미국 역시 우리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거나 경시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