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우려속 재조명되는 개성공단 경제효과

수천억 투자금에 긴장완화 효과까지..업체들 부도공포

이재진 기자 / besties@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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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 24일 오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주업체 대표들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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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관광과 남북철도 중단에 이어 개성공단 폐쇄 우려가 커지면서 개성공단의 경제적 효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개성공단은 첫 삽을 뜨기 전부터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노동과 토지가 비교우위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결합으로 탄생될 경쟁력있는 기지로 각광을 받았다.

2000년 8월 현대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총 2,000만평 규모의 공업단지와 배후도시를 개발하는 데 합의하면서 출발한 개성공단은 총 3단계에 걸쳐 조성될 예정이었다. 현재는 100만평 규모의 노동집약적 중소기업 공단을 개발하는 첫 단계로 지난해 10월 전력, 통신 등 기반시설을 완비하는 준공식을 개최하면서 본궤도에 올랐었다. 1차 본단지 분양에 이어 지난해 2차 분양에서는 2.3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기업들에게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 개성공단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정부가 과연 개성공단사업을 지속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일례로 북측근로자 숙소 건설을 놓고 정부의 자금이 예산으로 책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면서 개성공단-개성시내 도로가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도로 확장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정부는 예산 투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옛날 일로 기억되던 ‘북 퍼주기’ 논란이 떠오르더니 개성공단사업을 지목, 과거 정부의 지원이 과도했다는 문제 제기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25일 “개성공단을 통해 남측이 이익을 보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에서 보듯 대북정책에서 경제협력(개성공단)이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도 현저히 낮아진 상황이다.

결국 북은 지난 24일 개성관광과 남북철도 중단 선언에 이어 개성공단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 조치를 취했다. 25일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의 개성공단 개발총국이 전날 오후, 남측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 입주 기업과 지원 기업의 상시 주재원 명단과 철수 인원, 차량 목록 등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 북측은 24일 우리측에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인원 절반축소, 개성관광.남북철도 중단 등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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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해당 업체 어려움 호소...폐쇄되면 부도업체 속출할 것

24일 '남측의 중소기업들이 남측 당국의 무분별한 대결정책의 희생물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대해서 특례적 활동은 보장하겠다는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통보가 있었지만 해당업체들의 눈에 보이지 않은 심리적인 위축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아직까지 ‘설마 폐쇄로까지 가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다수지만 이번 사태 자체만으로도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며 품질을 인정받은 (주)진글라이더는 지난해 하반기에 개성공단에 입주했다. (주)진글라이더는 노동자 195명, 파견직원 5명으로 패러글라이더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입주 당시 기대가 컸다”는 최형식 상무는 그러나 “100% 가동을 목표로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해 본격적인 생산을 하고 있는데, 공장가동률이 50%에 머물고 있다”며 사실상 심리적인 위축감은 상당하다고 전했다.

최 상무는 또한 “소문이 나면서 바이어들이 우려를 하고 있다. 파견직원들이 현장 분위기는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전해왔지만 무형의 기대손실이 굉장히 크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10월 개성공단에 입주해 독자적인 브랜드로 낚시가방을 생산하고 있는 (주)웅피케이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1명의 상주직원에 현지 노동자 70여명을 둔 (주)웅피케이스는 중국에 있는 공장을 개성공단으로 옮기려 했지만 올해만 벌써 두 번의 쉽지 않은 보류 결정을 내렸다.

(주)웅피케이스 유병철 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개성공단 입주 계획을 세웠지만 근로자 숙소가 건설되지 않아 인력수급에 어려움에 겪고 한번 보류 결정을 내렸고, 10월에도 검토에 들어갔다 남북관계가 악화되자 또다시 보류 결정을 내렸다.

유 과장은 “내년도 사업구상은 11월이면 나와야 하는데 불확실성으로 이마저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로까지 가면 대응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손실보전제도로 보험에 가입한 상황이지만 아마도 도산하는 업체가 많을 것이다.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해외이전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인력을 수급해 교육하고, 공장을 가동할 때까지 시간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공장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개성공단 경제 효과...유무형 모두 크다

공단이 폐쇄될 경우 투입된 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12월까지 투입된 자금은 크게 3가지로 기반시설 건설을 위한 정부 자금이 1,510억원, 토지공사의 부지조성 자금이 1,131억원, 입주기업의 투자자금이 1,933억으로 4,574억(약 4.6억 달러)에 이른다.

양문수 북한대학원 교수는 이와 관련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생산유발효과는 11.2억 달러에서 14.3억 달러이고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3.6억 달러에서 4.6억 달러가 된다. 결국 거칠게 보면 2007년까지 4.6억 달러(총 투입자금)를 투입해서 11.2억 달러에서 14.3억 달러의 생산과 3.6억달러에서 4.6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유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훈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에 따르면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2010년에 입주계약업체 260개가 본격 가동될 경우 생산 유발효과는 지난해의 7.1배인 36억~47억2천만달러,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1억9천만~15억6천만달러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공단이 폐쇄되면 투입자금 회수가 불가능해 경제적 손실도 크지만 그보다 향후 폭발하는 개성공단 경제효과를 놓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성공단
  • 24일 오전 남북경협시민연대가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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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가동기업수와 생산액만 따져도 개성공단 사업의 경제적 효과는 크다. 2005년 가동기업수 11개업체, 연간 1,491만 달러 생산액은 각각 올해로 88개 업체, 연간 18,648만 달러로 늘었고, 특히 올해 생산액은 전년대비 49%나 증가했다.

당장 북도 지난해에만 1,389만 달러나 되는 임금수입 손실이 우려된다. 무엇보다 북으로서는 대외적 신뢰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폐쇄는 북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개성공단 사업이 남북경제협력의 대표적 사업으로 꼽히면서 남북교류 확대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 교수는 “개성공단사업을 통해 남북한 교류협력이 확대되고 한반도 긴장이 실질적으로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며 “이는 남북한 모두에게 대외신인도를 제고하고 이에 따른 외자유치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동시에 남북한 경제공동체 형성을 촉진시키는 효과도 존재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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