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YTN 사태 '민간노사문제' 수준으로 바라봐"

[인터뷰] 최문순 민주당 의원

박상희 기자 / ps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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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문순 의원
'언론의, 언론을 위한, 언론에 의한' 정책을 만들기 위한 시간도 부족한데 '엄한데 시간을 허비했다'고 토로하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 기간 내내 호통을 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이렇게 정리했다. 최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및 신재민 차관, YTN 구본홍 사장 등 이른바 정부측 인사로서는 '쟁쟁한' 사람들에게 호통을 치며 지켜보는 국민들을 '시원하게' 했었다.

국회의원이 된 후, '언론노조 위원장' , 'MBC 사장' 등 출신에 대해 꼬리표가 매번 따라다니긴 하지만 그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질 좋은 기사'를 기자들이 생산해내기 위해선 언론인들의 처우가 개선됨과 동시에 똑바로 선 언론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할 수 있는 사람도 그다.

최근 정부의 인터넷 매체를 상대로 한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방침이 전해지면서 관련 당사자들의 비난이 거센 상황이다. 최문순 의원은 정부의 이러한 방침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는 주장처럼, 인터넷 매체들의 영향 때문에 (집권하지 못했다는) 피해의식이 기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동시에 오히려 지원을 늘려줘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예산을 줄이겠다는 것은 여론의 다양성을 없애겠다는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북유럽 처럼 국고로 언론사를 지원하는 체제가 국내에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최 의원은 강조했다. '신문사 국고지원에 대한 법률'을 발의할 예정인 그는 국고로 언론기금을 조성하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언론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란이 크게 일겠지만 공정하게 골고루 모든 언론사를 상대로 지원하게 되면 기자 월급이 기존보다 1.6배 상승하는 등 일정부분 언론인들의 처우 개선을 통해 보다 좋은 언론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YTN 진상조사단 구성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계속 진척이 전혀 없다. 이유는 정부가 그 사안에 대한 성격규정을 '민간노사문제'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권적이고 권력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노조에게) 밀리느냐, 마느냐 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권위적인 관점과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으니 노동조합에 대한 편견, 색깔론 때문에 옳고 그름은 둘째치고 '노동조합에 밀릴 수 없다'는 사고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YTN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크게 정부의 무능, 무책임으로 귀결 되고 있는 것 아니겠나.

정부에게 현존하는 갈등들을 잘 조절하고 풀어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능일 텐데 그것을 포기하고 있다. 전두환 정권 때도 그렇고 김영삼, 노무현, 김대중, 정부 때까지 어떠한 '중재자' 역할 하는 기능이 있었다. 하다못해 정보과 형사도 나서 중재 역할을 하면서 어떠한 교착상태가 있을 때 풀리도록 했었는데 이 정부는 그런 게 전혀 없다.

구본홍 씨의 사퇴만이 해결 방법이다. 현재 실질적으로 그는 사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장으로서의 권위, 위계질서가 전혀 존재하지 못하고 있다. 빨리 그만 두도록 하는 것이 맞다. 사원들을 중징계, 대량해고 등을 해놓고 그대로 노동조합에게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 자체만 봐도 무능함을 제대로 보여준다. 다른 언론특보들이 모두 언론사에 들어가 수장이 되어 자리잡고 있는데 구본홍 씨만 그러고 있다는 것이 바로 무능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의원님이 발의한 '방송법시행령에서 대기업의 보도·종합 PP의 방송 진출 범위를 자산총액 기준 5조로 규정한 방송법'도 저작권법, 사이버 모욕죄 등 여당 법안에 대한 저지 방안 중 하나로 안다. 문방위 법안과 관련,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당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당이 내놓은 사이버 모욕죄 등 많은 규제완화 법안이 통과하려면 문방위내 법안 소위를 통과해야 하는데 소위 내 민주당 의원은 나를 포함해 변재일 의원, 이종걸 의원이 들어가 있다. 문방위 소위에 이어 전체회의, 법사위를 통과해야 하는데 날치기를 하려고 해도, 최소 3번은 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사이버 모욕죄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막기만 해서는 안되고 대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북유럽처럼 국고로 언론을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려고 한다.

-타 야당과 연계한 대응 방안은 없나?

적극적으로 문방위내 야당 의원들과 충실히 설명하고 연계할 생각이다. 선진과 창조의 모임 김창수 의원은 과거 조선일보 노조위원장 출신인데 당시 함께 활동했던 분이기도 하다. 보수당이지만 비교적 언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고 있다. 이용경 의원도 그렇고, 친박연대 김을동. 홍사덕 의원, 무소속 송훈석 의원들과 함께 연계할 생각이다.

-인터넷매체 지원에 대한 예산 삭감, 정부의 의도는 무엇일까?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적 사고방식이 언론 정책에 겹쳐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인터넷 매체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매번 지난 정권을 비판하면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주장하는데 아마도 인터넷 매체들의 영향 때문에 (집권하지 못했다는) 피해의식이 기초한 것이라고 본다. 사실 인터넷 매체라는 것이 비용으로 따지자면 신문, 방송 등의 기존 매체들보다 투입되는 비용이 굉장히 적게 드는 매체 아닌가. 즉 투자를 적게 하면서도 좋은 기사를 생산해낼 수 있는 기술적인 토대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뜩이나 적은 액수를 피해의식, 시작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예산을) 깎겠다고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득이 되지 않는 것이며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오히려 인터넷 매체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
-유인촌 장관이 '미스테이크였고 일부 수정하겠다'는 견해를 밝힌 것은 보수 인터넷매체들의 반발을 유념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포괄적으로 진보든, 보수든 지원하면 되는 것이다. 건강하게 양쪽이 함께 경쟁하는 장을 만들어주면 된다. 치사스럽게 예산을 삭감해서 정권 홍보에 쓰겠다는 옹졸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신문발전기금이 원상회복 될 가능성은 있을까?

유 장관이 지역발전기금, 신문발전기금, 인터넷 매체 지원금 등에 대해 원상회복 하겠다고 하는 발언을 하긴 했는데 좀 지켜봐야겠다. 24일 문방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가 열리니까 그 때 민주당 문방위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반드시 늘리는 방법을 찾겠다.

-언론노조 위원장, MBC 사장 역임 등 과거 자신의 이력을 되뇌어 볼 때, 현재 의원이 된 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면?

좋은 점, 나쁜 점 등 구분할 것 없이 노조 위원장, 사장 역임했을 때와 지금 하는 일이 같다. 언론의 정치적, 경제적, 국가적 독립, 외부 자본의 영향을 받지 않고 기자들이 자유롭게 기사를 쓰게끔 하는 일이 내 평생 해 온 일이다. 각각의 위치에서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노조 위원장, 사장으로 있을 때 보다 지금 의원이 되고 나서 법을 다루는 데 한 다리 건너지 않고 직접 다룰 수 있다는 점이 더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대신 책임감도 크다. 현재 언론계의 상황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정치적인 독립이 크게 손상됐고 경제적인 독립도 아주 힘들어졌다. 정부의 시장만능주의 정책, 즉 언론을 도구로 보는 그런 인식 때문이다. 언론은 공공 영역에 있는 것인만큼 국가가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북유럽 방식의 언론 정책은 롤 모델로 삼을 만 하다.

북유럽에는 신문평의회라는 한국의 방송위원회와 같은 기구가 있다. '프레스펀드'라고 해서 국고에서 언론기금을 조성해 언론에 직접.간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돈을 빌려주기도 한다. 국내에서 이를 한다면 굉장한 논란이 있을 것 같긴 하다. 국고를 지원하게 되면 언론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기구에서 결정해 공정하게 특정한 이념적, 지역적 편향 없이 골고루 지원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서 신문 방송 산업, 인터넷까지 포함 모든 문자 매체들의 한 해 매출이 1조 7천억원이다. 아주 적은 액수이다. 지난번 정부의 지급보증안이 의결될 때 140조이지 않았나. 신문산업이 얼마나 작아져 있는 지 여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예년에는 신문발전기금 지역신문발전기금 등 130억 지원했었지만 적어도 3천억원만 지원을 해준다면 언론들은 재정적 토대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언론인들의 고용상황이라던가, 임금구조라던가 하는 것이 굉장히 안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열악한 상황이 계속되면 좋은 사람들이 기자로 오지도 않고 또 오래 기자로서 머물러 있지도 않는다. 충분한 인력이 없게 되면 취재를 충분히 할 수 없고 좋은 기사도 나오지 않는다. 사회 전체적으로 수준이 낮아진다. 분명 이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노출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제기하고 사회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제기해 나갈 것이다.

-최 의원님은 언론계에 있었던 경험 때문에 언론진영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본인의 평가는 어떠한지?

부족한 부분이 많다. 무엇이 아픈 곳인지, 또 무엇이 문제인 지 잘 알고 있고 또 국회로 올 때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언론들이 어려운 재정적인 문제를 푸는 것이었다. 그것이 임무다. 재정적인 문제는 서로 잘 알지도 못하고 말하기도 힘든 문제다. 드러나 있지도 않다. 분명히 해결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싸움만 하느라도 몇 개월을 그냥 보냈다. 비로소 하고 싶었던 북유럽 방식을 모델로 한 언론지원법을 발의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언론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지만 투입되는 비용 자체가 적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대개 국민들은 언론이 '공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는 시장주의가 관철됐기 때문이다. 언론의 매체 숫자가 늘어나다 보니까 공급과 소비가 분할되고 결국 구독자들의 분산으로 언론사들이 재정난 속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이런 시장주의가 관철되지 않도록 국가에서 시장실패를 차근히 막아왔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 국고의 언론지원은 기자들의 월급 수준을 올리고 또 고품질의 기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래야 평생 직장이 될 수 있는 기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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