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서 돌연사한 아들..'사인'은 영원히 미궁속으로?
군의문사위 활동 마감 임박속 '군의문사 희생자' 합동 추모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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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의문사 희생자 합동 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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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눈비가 내리는 20일 오후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여의도 한 건물 앞, ‘군의문사 희생자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생때같은 자식들을 군에 보냈다 까닭도 모른 채 다른 세상으로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준비한 조촐한 추모제.
"군에 보낸 지 아홉 달 만에 죽어서 돌아왔어. 그런데 군에서는 자살이라는 거야. 5일만 있으면 초소 근무가 끝나는데 그 아이가 왜 자살을 하겠냐고…"
2002년 3월 강원도 경계근무 초소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고 반성영 일병의 어머니 구경숙 씨는 아들이 자살을 할 이유가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 아들의 사고는 초소근무를 5일 남겨 둔, 입대한 지 아홉달 만에 일어난 일이다. 아무리 자살이 아니라고 말해도 군에선 묵묵부답. 혼자 힘으로 사인을 알아보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제발 자식이 죽은 이유만이라도 알게 해 달라는 소박한 바람으로 하나 둘 모여 시작한 이들의 싸움은 꽤 오래 이어졌다. 국회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기를 수년 째. 마침내 2005년 대통령소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군의문사위)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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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반성영 일병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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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군의문사위의 활동 기한을 2년 연장해 달라고 유족들이 요구하고 있는 이때, 정부와 여당은 올 연말 군의문사위를 폐지하고 미처리 사건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이관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군의문사위를 포함한 각종 과거청산 위원회 14개를 폐지하고 진실화해위와 통합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법안 소식을 들은 유가족들이 지난 18일 신지호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방문해 면담을 요구했지만 신 의원은 이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오히려 “업무방해로 고발하겠다”고 협박을 했다 한다. 이 와중에 오열하다 실신한 어머니들도 있었다.
“소위 정치 지도자가 이런 몰상식한 행위를 했다는 것을 온 국민에게 알려야합니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는 건 이 나라의 수치입니다.”
박중기 올바른과거청산을위한범국민위원회 공동대표가 추도사를 하면서 신 의원의 행동에 대해 비난했다. 그는 “다 큰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갔다 싸늘한 시체가 돼 품에 안겼다. 이런 일은 나라가 조사해서 밝혀 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며 “이 나라는 의문을 풀어주기는커녕 있는 법마저 폐기하려 든다”며 말을 이었다.
“군의문사위 활동에 대해 대통령과 한나라당만 모른다. 신지호 의원은 위원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참고인 한명 한명, 사진 하나하나 찾아서 조사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저들은 모른다. 대통령이 군대를 나오지 않아서 더 그런가보다.” 2002년 10월 아들을 떠나보낸 고 곽효철 상병의 어머니 김운자 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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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23살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어느새 백발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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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를 마치고 국회의사당을 한 바퀴 돌기 위해 걸음을 옮긴 유가족들은 80m도 채 가지 못해 경찰병력에 의해 걸음을 멈춰야했다. 나이든 어머니, 아버지들이 그것도 인도로 행진을 하는 것조차 막아서는 경찰들. 그 앞에서 “우리아들이 죽은 이유라도 알고 싶다는 게 뭐 그리 큰 죄입니까?”라며 소리치던 한 어머니는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결국 만장을 든 유가족 두 명만 국회 앞으로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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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제를 마치고 헌화하는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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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진을 막아선 경찰 앞에 주저앉은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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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사당까지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병력이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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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08-11-20 19:13:02
- 최종편집: 2008-11-21 12: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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