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속 대학생들...힘들지만 희망까지 어둡진 않다
[르뽀] 대학생들 일상이야기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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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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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경제도 꽁꽁 얼어붙었다. 물가는 자꾸 오르는데 펀드며 주식이며 제 값 하는 건 하나도 없고, 중소규모 상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문을 닫는다. 임금 인상은커녕 올 겨울 동안 내 자리 유지하기도 어렵다. 급기야 만년 불황을 모르던 20대들도 주머니를 닫았다는 이야기가 돈다. 유일하게 돈 쓰면서도 떳떳할 수 있다던 대학생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11월 18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C대학교를 찾아 경제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학교 정문에서 만난 주민정(24)씨는 단정한 머리에 곱게 화장을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오늘이 취직면접이 있는 날이란다. 요즘 취업준비가 좀 어떠냐고 묻자, “예전에도 이랬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서류 붙는 것조차도 너무 힘들고요. 유달리 더 치열한 분위기예요”라고 답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다들 ‘올해가 마지막이다’라는 분위기라서 더 절박”하다는 것.
취업을 준비중이라는 박현정(25)씨도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이야기에 동조했다. “회사는 뽑는다고 했다가 취소하는 경우도 생기고 해서 문은 점점 좁아지는데 사람은 상대적으로 더 몰려서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제 4학년인 김미나(23)씨도 마찬가지다. 원래라면 졸업반이어야 하지만 미나씨의 친구들은 거의 대부분 취업이 두려워 휴학을 한 상태라고. 요즘은 한 학기는 기본이고 1년 이상 휴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생활하는 부분에서는 언제 주로 경제 위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밥을 먹을 때 싼 곳만 찾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할인 카드나 공짜 쿠폰은 필수로 챙기게 되고 그런 게 없으면 안 가게 된다”는 이야기도 했다.
생활에서 오는 경제적 어려움은 자취생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듯 보였다.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는 동갑내기 친구인 전미영(25)씨와 윤신혜(25)씨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미영씨는 “집에서 보내주는 용돈은 똑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돈이 모자라기 시작했다”며 “집 사정도 어려운 걸 아니까 더 달라는 말은 못하겠고, 그래서 자체적으로 아껴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떤 식으로 아껴 쓰고 있냐는 질문에 “머리를 한 달에 한 번 자를 거 두 세달에 한 번 자르고, 앞머리 정도는 혼자 집에서 자른다”, “화장품 샘플을 많이 받아서 사용한다”는 현실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책을 많이 사던 윤신혜씨는 요즘은 학교 도서관만 이용하고 밥도 학관에서만 먹게 된다며,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최대한 이용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역시 자취를 하고 있는 임선택(24)씨는 최근에 여자친구가 생겼다. 사랑스러운 마음이야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사랑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임선택씨는 “여자친구 앞에서는 절대 어려운 내색 하지 않고 여자친구가 먹고 싶다는 것, 하고 싶다는 것을 다 따라주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자친구 없이 혼자 있을 때는 집에서 밥에다 김치만 놓고 먹거나 계란후라이 하나로 식사를 할 때도 많다”며 “한마디로 혼자 있을 땐 완전 궁핍한 생활”이라고 토로했다.
평소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설진철(25)씨 역시 요즘은 정말 어렵다고 얘기했다. 술자리를 줄이게 되는 것은 기본이고 “후배들이 보자고 해도 돈 내줘야 한다는 생각에 한 번 더 망설이게 된다”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더치페이’가 많아졌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학생들끼리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독서실인 정경연구실에서 실장을 맡고 있는 정영일(27)씨는 “요즘 회비를 안내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한 두 명도 아닌 데다, 수차례 밀리는 경우도 허다해서 “연구실의 기기나 공용물품이 파손되어도 고칠 돈이 없어서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학생들의 애용식품인 인스턴트 커피도 가격이 너무 올랐는데, 그마저도 보충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회비를 더 올려야 할 듯한데, 잘 될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만나본 학생들은 하나같이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그 가운데서도 나름대로의 비책(?)을 개발해서 알뜰한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하며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곧 사회에 나가게 될텐데 경제가 어렵다고 하니 걱정되지 않나”하는 기자의 물음에 윤신혜씨는 “물론 두렵죠. 그래도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다들 겪는 어려움이니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어요. 최선을 다해야죠”라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경제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취업난이 더욱 치열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좌절하지 않고 현명하게 맞서는 대학생들의 ‘젊음’이 한결 더 멋졌다.
- 대학생 경제위기 체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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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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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08-11-20 17:54:28
- 최종편집: 2008-11-21 08: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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