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국보법 사건인데.."사노련 영장재기각에 침울한 검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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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 회원들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수사당국이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졌다.

검찰과 경찰은 내부적으로 이들을 불구속 수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이 영장 기각 사유에서 "이적단체로 보기 어렵다"고 밝혀 법정에서라도 혐의를 입증하려면 증거를 보강해야 하는 처지에 직면했다.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 등 사노련 회원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0일 "(영장이 잇따라 기각돼) 검찰도 힘이 빠졌는지 아직 아무 지시가 없다"며 내부의 침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은 그러나 "어쨌든 사법부 판단이 그렇다면 불구속 수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불구속 수사 방침을 시사했다.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측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3번째 영장을 청구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지난 14일 재청구됐다가 기각된 구속영장은 경찰이 약 3개월에 걸쳐 압수물 4만9천여 건을 분석하는 각고의 노력 끝에 이뤄진 것이었다.

담당 검사가 법원에 보낸 진술서도 일반 영장 청구 사건보다 3배 분량인 150여 쪽에 달해 검찰 쪽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공을 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대폭적인 또는 획기적인 증거 보강이 쉽지 않으리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한 사건에 대해 3차례 이상 영장을 청구할 경우 자칫 검찰과 법원 간의 해묵은 '영장 갈등'이 재점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공안당국으로서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현재 수사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은 "사노련을 이적단체로 볼 수 있는 소명자료가 부족하다"는 법원의 판단 부분이다.

이는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사노련에 적용된 혐의점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돼 수사 방향까지 뒤흔들고 있다.

또 현재까지의 증거만을 가지고 기소할 경우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검경 내부에서는 향후 대응 방향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수사지휘 선상에 있는 한 경찰 관계자는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거의 완벽한 사건인데 영장을 기각하면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며 "국가보안법 조항을 분명히 위반한 사항인데…"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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