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문제로 머린 싸맨 정치권

한나라당내 이견 표출, 봉합이 문제..민주당, 현행유지 관건

이재진 기자 / besties@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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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종합부동산세 폐지 반대 국민서명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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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종합부동산세 후속대책으로 정치권이 머리를 싸매고 있다. 민주당은 과세기준과 세율을 현행대로 유지해 ‘종부세의 숨통’만은 끊어서는 안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 반면 한나라당 내부 기류는 복잡하다. 껍데기만 남은 종부세를 놓고 사실상 종부세 폐지 쪽으로 의견을 모을 경우 ‘역시나 부자정당’이라는 역풍을 받기 쉽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내 이견이 표출되고 정부와의 의견조율도 쉽지 않아 위헌 판결 이후 반색했던 얼굴 표정도 굳어졌다.

◆ 민주당, 현행유지가 관건=민주당은 우선 현행 6억원인 종부세 과표기준을 건드릴 경우 대대적인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는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조정안을 내놨지만 다행스럽게 한나라당 내부에서 현행을 유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세부적으로 종부세 과표기준, 세율, 보유기간 등이 주요 쟁점이 됐다. 이중 과표기준을 6억원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논의의 출발선으로 삼기로 했다”고 말해 사실상 현행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세율 인하다. 정부는 현행 종부세율 1-3%을 0.5-1%로 내리기로 했지만, 민주당은 최저세율이 0.5%로 조정되면 재산세 최고세율인 0.5%와 같게돼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을 15억원으로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는 정부안도 사실상 종부세라는 이름을 지우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다만 헌법불일치 판결을 받은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는 담세 능력에 없는 자에 한해 상속, 증여, 처분 시점까지 종부세 납부를 유예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장기 보유 기간을 얼마로 볼 것인가라는 문제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 만큼 카드를 섣불리 보여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현행을 유지해야만 종부세의 자존심만이라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으로 민주당이 기대할 것은 역시 국민적 여론이다.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도 이용섭 제4정조위원장은 종부세 폐지 반대 천만인 서명운동을 ‘마지막 항거 수단’이라고 표현하는 등 국민 여론 폭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었다.

◆한나라당, 내부 기류 복잡=사실상 종부세 개정안은 한나라당의 손에 칼이 쥐어져 있다. 과세기준 9억원 인상, 세율 인하 조정, 종부세-재산세 통합이라는 확고한 종부세 정부안을 한나라당이 어떻게 요리할 것인지 따라 종부세 개정안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헌재 판결 이후 종부세 개편방향에 대한 당내 이견이 드러난 것도 정부안이 조정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17일 당 지도부가 박희태 대표 주재로 긴급회동을 갖고 의견 조율에 나설만큼 종부세에 대한 이견 표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종부세 존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정부안대로 통과를 기대하는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어 두 진영이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느냐에 따라 한나라당의 종부세안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홍 원내대표가 힘을 발휘하면서 정부안이 뒤로 밀리는 모양새다. 일례로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기간을 놓고 홍 원내대표가 ‘8년 이상’을 주장한 이후 임 정책위의장은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농지 보유의 경우 8년 이상이면 (양도세가) 감면되는데 최소한 이것과 형평을 맞추자는 취지인 것 같다.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홍 원내대표가 8년을 최대 마지노선으로 잡은 만큼 3년-8년 사이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율 인하 역시 현행 종부세율(1-3%)과 정부의 인하안(0.5%-1%) 사이에서 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필 의원은 이와 관련해 19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종부세 과세기준은 6억원, 세율도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부세-재산세 통합 문제는 말그대로 실효성 여부를 떠나 종부세를 존치하느냐 폐지하느냐라는 직접적인 문제가 달려있어 당내 이견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벌어진 홍 원내대표와 공성진 최고위원의 설전은 한나라당의 고민을 보여준다.

이 자리에서 홍 원내대표는 "헌재의 결정 취지는 '부자가 세금을 더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부당하게 부자의 돈을 뺏지 말라'는 것"이라며 "종부세와 재산세를 별도조치하는 게 맞다는 뜻"이라고 못박았다. 그러자 공 최고위원은 “종부세는 조세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차원에서 재산세로 흡수해야 한다”며 “헌재에서 위헌내지는 일부 불일치 결과가 났다는 것은 조세형평성 제고라는 큰 목표가 종부세를 통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정부의 입장도 강경하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종부세가 본래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어느 시점에는 재산세와 통합되는 것도 토지세를 단순화하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에둘러 종부세-재산세를 통합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종부세 개편안 윤곽은 20일 한승수 국무총리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참석하는 고위당정회의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다음날 21일 의원총회를 열고 고위당정회의에서 나온 안을 붙여 최종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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