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 철수 가속화한다..시가총액 비중 28%로

환매요구 직면한 헤지펀드 주도.. 연일 기록 갱신

문형구 기자 / mun@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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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연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매물을 던지며 한국 증시에서의 자본 철수를 가속화하고 있다. 18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667억을 순매도하며 이달 들어서만 1조7000억 이상을 팔아치웠다. 올 초부터 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은 34조 6천억을 넘어서고, 상장지수펀드(ETF)까지 포함하면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40조원를 상회한다.

주간단위로 보자면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번주까지 이어질 경우 연속 14주째로, 지난 99년의 13주 기록이 깨어질 것으로 보인다. 순매도 액수로 보면 이미 92년 주식시장 개방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도 급격히 줄어 2004년 44%에서 17일 현재 28%대 후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외국인들은 유동성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건설, 조선과 철강, 금융은 물론이고 자동차, IT, 전기·통신 할 것 없이 전방위적인 매도에 나서고 있다. 국제금융연합회(IIF) 등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내년까지도 계속될 전망인데 당장에는 헤지펀드의 물량 청산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1월 들어 일부 헤지펀드 환매율 25%로 급상승

올해 10월까지 마이너스 20%의 손실을 기록한 헤지펀드들은 최근들어 주요 자금원인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등 대형 투자은행의 추가 증거금 설정 및 투자자들의 환매요구에 직면해 있다.

지난 14일의 뉴욕 다우지수는 한때 오름세를 보이다 장 마감 20분을 두고 350포인트 가량 수직하강한 바 있다.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자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45일 혹은 90일 전에 환매를 요청하도록 되어 있는데, 올해 마지막 환매 요청이 있었던 지난 주말을 앞두고 헤지펀드들이 자금확보에 나선 것이다.

헤지펀드 환매율
  • 금융위기로 인해 헤지펀드들은 올해 10월까지 마이너스 20%의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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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정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일 경우 더할 수 밖에 없다. 달러화 표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고 있는데다, 세계 경제의 급격한 하강을 맞아 리스크 축소와 디레버리지(부채축소)의 일순위가 신흥시장이기 때문이다.

향후 세계 경제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 참석한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의 조지 소로스는, 미국경제의 공황(depression)을 경고하며 "이제 버블은 터졌고 헤지펀드 업계의 운용 자산은 앞으로 50%-75%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그룹의 웨슬리 에덴스도 "연말에는 해약청구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해약 속도는 내년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10월 한달간 헤지펀드의 자산 중 1천억 달러가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600억달러가 고객의 환매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 또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0월 중순까지 5%에 불과했던 환매율은 11월초 들어 일부 헤지펀드의 경우 25%까지 급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한국 증시에 투자된 헤지펀드는 신고되지 않은 물량(추정치)을 포함해 11.2조원 가량으로, 올 연말까지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부펀드와 같이 장기투자를 해 온 외국 자본들도 최근 들어 매도에 가세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이후 외국계 투자은행, 국부펀드, 자산운용사 등이 투자기업의 지분을 축소했다고 공시한 건수는 코스피시장 64건, 코스닥시장 43건 등 모두 107건에 이른다.

맥쿼리는 보유중이던 건설사 주식을 거의 다 처분했고 장기투자 펀드인 캐피털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CRMC)도 이 기간 은행과 건설 등 9개 기업의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 영국계 투자회사 슬로안로빈슨과 노르웨이 국적의 노지스뱅크 코리아, 싱가포르 투자청 등도 금융과 보험을 비롯해 보유중이던 한국기업의 지분율을 대거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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