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명단을 수작업으로 검토하라?

쌀직불금 부당수령자 명단 검토..한나라당, 열람실 이용 주장

이재진 기자 / besties@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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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쌀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 명단 제출을 거부한 건강보험공단에 이어 한나라당이 쌀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을 밝혀낼 의지가 있는지 의심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18일 쌀직불금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인 송광호 한나라당 의원은 갑작스럽게 3당 간사 회의를 소집했다. 감사원이 제출한 부당 수령 의혹 명단 28만명과 행정안전부가 자진신고 받은 직불금 수령자 5만 3000여명, 농림식품부가 제출하기로 한 직불금 수령자 중 관외 거주자 4만 6000여명 명단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결국 협의는 없었던 일로 마무리됐다. 한나라당이 특위 위원에게 자료를 제출하는 형식이 아닌 열람실을 별도로 만들어 정보를 공개하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복사도 컴퓨터 저장도 안되고 사진촬영도 허용하지 않고 자필메모만 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도 달았다. 이에 더해 ‘열람시 관계공무원이 배석하고 동 공무원이 자료 유출 방지를 위한 업무를 담당한다’는 조항까지 제시했다. 국회의원이 자료를 열람할 때 감시를 받게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의 주장대로라면 특위 위원들은 40만명이 넘는 명단을 열람실에 들어가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조사해야 한다. 수십 일이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도 건강보험공단이 직업과 소득 분류가 된 명단을 거부해 전화번호부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명단이라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최규성 민주당 의원,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
  • 쌀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최규성 민주당 간사와 김창수 선진과창조모임 간사가 한나라당의 명단 정보공개 접근 제한에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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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당에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3당 간사의 이름만 명시돼 있고 서명란은 공란으로 비워놓은 ‘합의문’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배포한 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보공개의 범위와 기준을)전문위원실이 관계법령과 전례를 참고해 만든 관리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최규성 민주당 간사와 김창수 ‘선진과창조의 모임’ 간사가 같은 장소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

이들은 “이런식으로 하면 안된다. 이 합의문은 송광호 위원장만의 뜻이 담긴 합의문(최규성 의원)”, “국회의원은 못믿고 전문위원만 믿고 작성한 가합의문(김창수 의원)”이라고 장 의원을 질타했다.

야당은 이번 일로 쌀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을 한나라당이 밝혀낼 의지가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자유로운 정보공개를 보장하라고 요구했지만, 장윤석 간사는 “개별 의원들에게 모두 배포하면 사실상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감당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쌀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 국정조사가 정부의 지지부진한 쌀직불금 명단 제출에 이어 한나라당의 정보공개 접근 제한이라는 또 다른 암초에 부딪힌 셈이다.

김창수 간사는 “28만명 명단을 공개하고 비공개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정보공개를 제한하면)이러면 특위 자체의 존립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규성 간사는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40만명이 넘는 명단을 골방에 들어가서 보라니 내가 신이냐? 이렇게 하면 국정조사를 할 수가 없다”면서 정보공개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국정조사를 중단하고 특검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간사단 회의에서 다음주 중으로 잡혀있는 기관보고 일정을 조정해 건보공단측 책임자을 출석시킬 수 있도록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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