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성장률 '비상'...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현실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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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비자물가가 껑충 뛰어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이 6%를 위협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의 고물가)이 현실화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는 했지만 상승 속도는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물가에 대한 우려는 약간 가벼워졌지만 상반기에 워낙 많이 오른 유가가 공공요금을 필두로 물가 전반을 위협하면서 서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 저성장-고물가 구조 고착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9% 상승,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률이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 2차 오일쇼크때 주요국의 성장률이 0% 안팎, 물가상승률이 두자릿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은 미약한 정도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기존에도 3분기에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봤기 때문에 5.9% 물가상승률이 크게 예상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며 "국제유가라는 대외적 불안요인은 다소 완화됐지만 공공요금 인상, 임금인상률 등 대내적인 요인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물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유가상승분이 추가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오를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경기침체의 지속 기간인데 내년까지 글로벌 경제의 침체가 이어진다면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고삐풀린 생활물가..MB물가 7.8% 폭등

7월에도 일반인들이 평소에 많이 찾는 품목들이 많이 올랐다.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1% 올라 2001년 5월(7.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선류, 채소류, 과실류 등을 대상으로 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비 6.1% 하락했지만 전월비로는 3.6% 상승,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여전히 '오름세'였다. 소비자물가지수 산출에 포함되는 489개 품목 중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가중치가 높은 52개 품목을 별도로 산출한 이른바 'MB 물가지수'는 7월에 117.1을 기록해 지난해 7월(106.0)에 비해 7.8% 급등했다.

이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9%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치로 필수품목의 물가상승폭이 여타 일반 품목에 비해 더 컸다는 의미다. 또 한국은행의 물가목표 상한선인 3.5%에 비해서도 두 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6월중 MB지수의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은 7.7%였다. MB지수 52개 품목에서 전월세 등 주거비를 제외한 50개 품목의 지수는 117.9로 1년 전의 108.0에 비해 9.1% 치솟았다. 품목별로 보면 열무가 전월대비 34.8% 오르고 닭고기가 15.0%, 양파 10.8%, 수박 10.7%, 우유 10.5%를 기록하는 등 최근 기상여건 악화로 작황이 안좋거나 여름철 수요가 늘어난 먹을거리의 상승률이 상위를 차지했다. 국제항공료도 7월부터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새로 적용되고 국제선의 유류할증료도 약 30% 인상되면서 10.2% 상승을 기록했다.

◇ 상승률 둔화할까

소비자물가는 올들어 발표될 때마다 상승률이 높아져 왔으나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해 앞으로는 다소 둔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배럴당 145.78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31일에는 124.08달러를 기록, 보름 만에 배럴당 20달러 이상 낮아졌다. 최근 지정학적 요인이나 세계경제 전망 등에 따라 소폭의 등락을 보이고는 있으나 별다른 돌발변수가 터지지 않는 한 보름 전과 같은 수준으로 급등할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대부분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도 국제유가와 환율 하락을 반영해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정유사들의 세전 판매가격은 7월 셋째 주에 휘발유가 ℓ당 986.64원, 경유는 1천180.97원이었으나 7월 넷째 주에는 휘발유 921.06원, 경유 1천116.15원 등으로 65원 안팎이 떨어졌다.

7월 넷째주 들어서도 국제유가 하락추세가 이어졌기 때문에 7월 다섯째주에도 공급가격은 다소 내려갈 전망이다.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석유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처럼 국제유가가 내리면 국내 물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반기에 워낙 가파르게 오른 국제유가가 여타 품목에까지 파급되고 있고 이에 따라 하반기에 공공요금이나 개인서비스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단기간에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이 이미 예고돼 있으며 정부의 가격 억제 조치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 원가상승 요인들이 하반기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다행히 하반기 들어 유가가 내려갔지만 국제유가는 약 한달간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고 7월에 유가는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8월 물가상승률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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