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쇠고기 추가협상 자료 은폐했나

강기갑 의원 의혹제기..."추가협상 관련 문서 한 건도 없어"

김경환 기자 / heemang21@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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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가 지난 6월 중순 이뤄졌던 한미간 쇠고기 추가협상과 관련, 자료를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외교부가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대외비 문서에 지난 6월 13일부터 19일까지 워싱턴에서 열린 추가협상과 관련한 내용이 아예 빠져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강기갑 의원실의 자료제출 요구에 따라 지난 24일 국회 본청 236호실에 대외비 문서 1건을 제출했다. 이 문서는 30여개 파일, 수천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각종 동향 등 주재국 대사관과 본국 정부가 주고받은 문서들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정작 이 문서에는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기간(6월13일~19일)과 관련한 문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협상일지는 물론, 훈령도 없었다.

외교부는 왜 관련한 문서가 아무것도 없냐는 강 의원실의 질의에 "추가협상 관련해서는 협상일지, 훈령, 협상전문 등 단 한건의 문서도 작성하지 않았다"는 군색한 답변을 했다. 협상이 끝나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귀국하여 발표한 언론 보도자료 외에는 문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답변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외교부가 제출한 위 문서에는 지난 5월 미국 도축장 현지점검단과 관련한 문서가 9건, 한나라당 의원단 방미와 관련한 문서도 2건이 포함돼 있다. 심지어 해외교포들의 촛불집회 동향 관련 문서도 10건이 있는데, 추가협상과 관련해서 단 한 건의 문서도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협상일지와 훈령, 협상전문 등을 종합해 검증해야 협상초기 우리측과 미국측 입장이 무엇이었고, 협상을 거치면서 어떻게 입장이 바뀌었는지, 최종합의는 어떻게 도출됐는지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다.

'단 한 건의 문서도 작성한 바 없다'는 이 기간의 추가협상에서 김종훈 본부장은 EV프로그램이 아닌 QSA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바 있다.

강 의원은 25일 이에 대해 "정부는 6월21일 추가협상결과를 발표하면서, 6.13(금)~19(목)간 워싱턴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박덕배 농식품부 제2차관 및 실무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미 통상장관회의가 7회나 개최되었다고 밝힌바 있다"면서 "그런데도 단 한건의 문서도 없다니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협상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고의로 문서를 미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외교통상부 주장대로 협상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협상일지조차 작성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 국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협상대표단의 월권이며 독단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국가간 협상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이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겨우 한건의 문서를 제출했는데 이마저도 은폐한 것이라면 이는 국정조사를 무력화하고 대충 넘어가겠다는 의도적 행위에 다름 아니"라며 "이것은 지난 3개월간 미국산 쇠고기 굴욕협상으로 절규해온 우리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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