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서 면박당한 ‘비핵개방3000’
한국의 ‘핵무기 관련 보고서 보완 요구’ 논의 안돼
쇠고기 파동,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명기 등 외교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시쳇말로 미국엔 '굴욕 외교', 중국엔 '무시 외교', 북한엔 '침묵 외교', 일본엔 '뒷통수 외교'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의 사례를 되짚어보면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전략 부재에 있다는 답이 나온다. 오로지 조건부적, 반사적 정책과 임기응변적 대응만이 난무하다는 것이다.
금강산 피격사건과 독도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통에 조용히 묻혀버린 제 6차 6자회담에서도 한국은 '변죽'만 울리고 돌아왔다.
핵신고서 평가 주장 관련국들 사이에서 ‘왕따’당해
정부는 6자회담 시작 전부터 "북한의 궁극적인 핵포기를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마련될 수 있도록 각국과 협의를 진행토록 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베이징 출발 전 이번 회담의 주요의제가 신고서에 대한 평가와 검증체제 수립 문제, 2단계의 완료문제와 3단계 핵포기와 관련한 의제, 6자외교장관 회담 개최에 대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4대 의제'였다.
김 본부장이 밝힌 '핵신고서에 대한 평가'는 지난 26일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 이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밝힌 '핵무기 누락 유감 발언'과 맞물리는 것이다. 유 장관은 "북한 비핵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포기"라면서 "신고서에 핵무기 관련 모든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 장관의 발언은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를 분리해 접근하는 6자회담의 매커니즘을 무시한 채 핵무기 누락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건 6자회담 무대에서조차 남북협력을 어렵게 해버렸다는 지적과 국내 보수세력을 겨냥한 '립서비스'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정부는 이 기조를 버리지 않았다. '핵무기 누락 유감'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대북정책인 '비핵개방 3000'을 재확인 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유 장관의 발언으로 한 차례 논란이 있은 뒤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이 6자회담 직전 이에 대해 한 차례 더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일본 언론사들과의 합동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신고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핵무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다소 불충분한 면이 있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을 추진하면 일인당 연간소득이 10년 이내에 3000달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며 '비핵 개방 3000구상'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곧이어 열린 6자회담의 뚜껑을 열어 본 결과 베이징에서 발표된 6개항의 '언론발표문'에는 정부가 호언장담했던 4대 의제 중 핵신고서 평가에 대한 내용은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각 국은 행동 대 행동에 따라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경제에너지 지원의 마무리와 핵신고서 검증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아직 때가 아니라고 해서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북한 핵신고서 평가)문제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들이 있었고 논의가 되기는 했다"면서 "논의된 많은 문제들 중에 여기(언론발표문)에 포함되지 않은 많은 부분들이 있었다"고 얼버무렸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게 역시 북한이라고 생각하는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의견의 공동부분을 도출해 내기 못했고, 아직 때가 아니라고 해서 포함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실상 이번 '핵무기 누락 유감'발언 등은 국외용이라기 보단 국내 지지층 결집을 겨냥한 국내용 발언이었지만 대통령까지 나선 마당에 6자회담에서 단 한 줄도 명기되지 않은 건 국제적 망신을 당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정부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8월말까지 비중유 잔여분 지원 제공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하고 돌아왔다. 비중유 잔여분이란 북을 제외한 5개국이 중유 1백만톤에 해당하는 중유 혹은 자재 설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와 미국이 중유를, 한국과 중국이 자재 설비를 지원해야 한다. 일본은 아직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보수세력들이 보기엔 정부가 핵신고서에 대한 평가도 없이 북한에 퍼주기만 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금강산 피격사건과 관련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협조도 받지 못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6자가 모여 합의한 사항을 일본처럼 ‘대담하게’ 넘겨버릴 수도 없다.
'비핵개방 3000'에 집착하자니 납치문제에 집착하다 '왕따'가 된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되는 것이고, 그냥 가자니 지지세력의 이탈이 눈 앞에 보인다. 앞으로 갈 수도 뒤 돌아 갈 수도 없게 된 셈이다.
전략적 부재 속에 임기응변적 정책이 계속된다면 결국 정부가 자승자박하는 꼴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정부 차원의 외교안보정책 밑그림을 처음부터 다시 그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강산 피격사건과 독도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통에 조용히 묻혀버린 제 6차 6자회담에서도 한국은 '변죽'만 울리고 돌아왔다.
핵신고서 평가 주장 관련국들 사이에서 ‘왕따’당해
정부는 6자회담 시작 전부터 "북한의 궁극적인 핵포기를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마련될 수 있도록 각국과 협의를 진행토록 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베이징 출발 전 이번 회담의 주요의제가 신고서에 대한 평가와 검증체제 수립 문제, 2단계의 완료문제와 3단계 핵포기와 관련한 의제, 6자외교장관 회담 개최에 대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4대 의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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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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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김 본부장이 밝힌 '핵신고서에 대한 평가'는 지난 26일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 이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밝힌 '핵무기 누락 유감 발언'과 맞물리는 것이다. 유 장관은 "북한 비핵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포기"라면서 "신고서에 핵무기 관련 모든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 장관의 발언은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를 분리해 접근하는 6자회담의 매커니즘을 무시한 채 핵무기 누락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건 6자회담 무대에서조차 남북협력을 어렵게 해버렸다는 지적과 국내 보수세력을 겨냥한 '립서비스'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정부는 이 기조를 버리지 않았다. '핵무기 누락 유감'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대북정책인 '비핵개방 3000'을 재확인 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유 장관의 발언으로 한 차례 논란이 있은 뒤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이 6자회담 직전 이에 대해 한 차례 더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일본 언론사들과의 합동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신고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핵무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다소 불충분한 면이 있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을 추진하면 일인당 연간소득이 10년 이내에 3000달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며 '비핵 개방 3000구상'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곧이어 열린 6자회담의 뚜껑을 열어 본 결과 베이징에서 발표된 6개항의 '언론발표문'에는 정부가 호언장담했던 4대 의제 중 핵신고서 평가에 대한 내용은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각 국은 행동 대 행동에 따라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경제에너지 지원의 마무리와 핵신고서 검증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아직 때가 아니라고 해서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북한 핵신고서 평가)문제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들이 있었고 논의가 되기는 했다"면서 "논의된 많은 문제들 중에 여기(언론발표문)에 포함되지 않은 많은 부분들이 있었다"고 얼버무렸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게 역시 북한이라고 생각하는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의견의 공동부분을 도출해 내기 못했고, 아직 때가 아니라고 해서 포함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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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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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의소리
실상 이번 '핵무기 누락 유감'발언 등은 국외용이라기 보단 국내 지지층 결집을 겨냥한 국내용 발언이었지만 대통령까지 나선 마당에 6자회담에서 단 한 줄도 명기되지 않은 건 국제적 망신을 당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정부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8월말까지 비중유 잔여분 지원 제공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하고 돌아왔다. 비중유 잔여분이란 북을 제외한 5개국이 중유 1백만톤에 해당하는 중유 혹은 자재 설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와 미국이 중유를, 한국과 중국이 자재 설비를 지원해야 한다. 일본은 아직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보수세력들이 보기엔 정부가 핵신고서에 대한 평가도 없이 북한에 퍼주기만 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금강산 피격사건과 관련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협조도 받지 못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6자가 모여 합의한 사항을 일본처럼 ‘대담하게’ 넘겨버릴 수도 없다.
'비핵개방 3000'에 집착하자니 납치문제에 집착하다 '왕따'가 된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되는 것이고, 그냥 가자니 지지세력의 이탈이 눈 앞에 보인다. 앞으로 갈 수도 뒤 돌아 갈 수도 없게 된 셈이다.
전략적 부재 속에 임기응변적 정책이 계속된다면 결국 정부가 자승자박하는 꼴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정부 차원의 외교안보정책 밑그림을 처음부터 다시 그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민중의소리
- 기사입력: 2008-07-16 11:35:59
- 최종편집: 2008-07-17 12: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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