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패륜'을 강요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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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윤기진 범청학련 의장에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윤 의장 친구, 선후배 관계인 회사원 두 명을 체포, 불구속 입건했다. 시대가 변해 생명력을 잃어버린 국가보안법을 되살려 통일인사를 마구잡이로 탄압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생활과 활동에 도움을 준 통일운동가의 친구, 선후배까지 범죄시하기에 이르렀다.

분단과 냉전의 산물인 국가보안법은 1948년 12월 1일 제정되어 올해로 60년이 된다. 일제 식민지시대의 치안유지법의 후신이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은 태생부터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안녕과는 거리가 멀다. 국가보안법이 아직도 살아있는 것 자체가 수치이며, 치욕적인 일제 식민지 과거사를 청산하지 못하고 그대로 존치시키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행 국가보안법은 국회에서 제정된 법도 아니다. 전두환의 쿠데타 권력기관에 불과한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제정되었으며, 이에 흡수된 반공법 역시 5.16 군사쿠데타 이후 임의로 설치된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제정되었던 것이다. 국가보안법은 태생과 제정과정 자체가 국민의 동의와 합의를 전혀 거치지 않은 불법 문서에 불과하며, 역대 정권이 서슬 퍼런 국가보안법의 칼날을 사정없이 휘둘러 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이용해 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가보안법은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형법과도 중복된다. 또 남북교류협력법과 충돌하고, 6.15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부정하는 반민족, 반통일 악법이다. 이명박 정부는 틈만 나면 '법과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법다운 법을, 원칙다운 원칙을 적용해야 국민들이 수긍하고 따를 것이다. 시대를 역행하는 국가보안법으로 법질서를 세울 수 없다. 악법은 하루빨리 폐지하던지 뜯어고쳐야 할 문제이지 '악법도 법'이라고 우기며 국민을 억압하고 통일인사를 탄압하는 것은 국민들의 반발과 저항만 살 뿐이다.

윤 의장은 청춘을 바쳐 통일운동에 헌신한 인물이다. 그에게 편의제공을 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지 처벌 받을 사항이 아니다. 현실에서 편의제공 혐의로 처벌받은 사례도 드물다. 그만큼 이 조항 자체가 인륜과 도덕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인간관계를 파괴하고 '패륜'을 강요하는 분단과 냉전의 낡은 사고방식을 하루라도 빨리 집어 던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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