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농림장관, 협정 고시 연기 “실익 없다” 거부

이틀째 대정부 질문...정부, 입법예고도 60일→20일 축소

정우성 기자
rpig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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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한미쇠고기 협정 고시를 연기할 생각이 없음을 거듭 밝혔다.

정 장관은 9일 이틀째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오는 15일 고시가 예정되어 있는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협정에 대해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재예고 의향을 묻는 질문에 대외신용도 추락을 이유로 고시 재예고를 거부했다.

또한 정 장관은 강 의원이 2006년 행정자치부가 만들어 전 부처에 배포했던 ‘행정절차제도 운영지침’에 '경제∙통상 관련 사항은 입법예고를 60일 이상으로 하도록 한다'는 규정을 들어 이번 협정이 경제∙통상 관련 사항인데도 20일 만에 입법예고 하려는 점을 지적하자 “확실히 모르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행정절차제도 운영지침’에는 입법예고 기간을 최소 20일 이상 부여하되 경제∙통상 관련 사항은 60일 이상을 두어 예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정 장관을 비롯해 원세훈 행정부 장관, 한승수 국무총리도 이 같은 지침에 대해서 “자세히 모른다”, “여기와서 들었다” 등 성의없는 답변으로 일관해 업무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강 의원은 계속해서 행정절차법 제 43조(입법예고기간은 예고할 때 정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일 이상으로 한다)를 들어 현재 특별한 사정이 생겼기 때문에 재예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이 특별한 사정이라고 주장한 근거는 ▲ 국민들의 80% 이상이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발표 ▲ 정부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하면 즉시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협정문 5조에 따르면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사실 ▲ 당정협의에서 월령표시가 모호하면 불합격 판정하고 반품하겠다고 했는데 협정문 어디에도 그러한 조항이 없다는 점 등을 들었다.

특히 정 장관은 청문회와 전날 있었던 대정부 질문에서 했던 “국제적 기준과 과학적 근거에 따라 협상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또한 강 의원이 “당정협의에서 월령표시가 모호하면 불합격 판정하고 반품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협정문 어디에 나온 것이냐”고 묻자 “특정위험물질이 들어오면 반송하면 된다”, “국내검역기준으로 반송하면 된다”라며 딴소리를 하다 결국 “합의서에는 그런 사항은 없다”라고 답해 강 의원의 호통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정 장관과 한 총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거듭 “실익이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날 정 장관은 한 부처의 장관으로서는 너무나 궁색한 변병으로 일관하다 참석의원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강 의원이 행자부 지침을 언급하며 입법예고 기한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정 장관은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강 의원이 “전혀 모르고 있군요”라도 말하자 대뜸 “확실히나 전혀나 같은 말 아닙니까”라고 대답해 대정부 질문에 참석했던 의원들 대부분 실소를 금치 못했다.

지켜보고 있던 의원들은 정 장관의 발언 도중에 “모르겠으면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라”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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