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은 계속된다. 5년 이 지나도록...

[월간 말_국제]

한수진, 경계를넘어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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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 미군이 바스라 남쪽을 공습하여 가옥이 파괴되었고, 일가족 여섯 명 등 이라크 인 아홉 명이 사망하였다. 그러나 미군 대변인은 이번 공습이 미군의 지휘를 받는 이라크 군과 교전을 벌이는 적을 직접 겨냥한 것이며, 집 한 채가 파괴되었고 이라크 인 1명이 사망하였다고 발표했다. 이라크 경찰에 따르면 이곳은 시아파의 무장저항이 거센 지역으로, 지난 달 이라크 정부군이 바스라 지역을 공격할 때도 큰 교전이 여러 차례 있었던 곳이다. 이라크 정부가 바스라의 시아파 무장단체를 겨냥하여 공격을 벌인 지난 3월 말 이후, 이라크 정부와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평화 협정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보란 듯이 바스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28일 이라크 경찰이 힐라 지역에서 체포한 마흐디군 대원들을 감시하고 있다.
  • 지난 3월 28일 이라크 경찰이 힐라 지역에서 체포한 마흐디군 대원들을 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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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이때부터 바그다드의 시아파 거주지역과 바스라, 이라크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사드르가 이끄는 무장단체 마흐디 저항공격이 확대됐다. 이라크 정부는 협상도 거부한 채 강경한 태도를 보이다가 3월 25일 총리 누리 알 말리키가 직접 지휘하는 이라크 정부군 3만 명을 바스라에 배치하여 마흐디 군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였다. 같은 달 29일에는 미국과 영국군에 지원을 요청하였다. 정부군의 공격이 시작된 지 사흘 만에 사망자가 300명에 이르고 바그다드와 남부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계속되자 사드르는 마흐디군에게 공격중단을 지시하고 이라크 정부에는 마흐디군에 대한 무차별적 체포를 중단하라고 요구하였다. 하지만 사드르의 성명이 발표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드르의 지지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미군이 공습을 가하여 스물다섯 명이 사망하는 등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사드르는 본래 지난 해 8월 미군과 이라크 정부군에게 휴전을 선언했고 올해 2월 25일에도 휴전을 6개월 연장했다. 미군은 사드르의 휴전 선언은 이라크 전에서 얻은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미군은 사드르가 휴전 선언을 발표한 이후 마흐디군의 기지와 거주 지역을 공격하였고, 이 과정에서 최소 수 백에서 최대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체포됐다. 사드르의 휴전 선언으로 마흐디군이 무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하여 마음껏 ‘저항세력 소탕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최근 들어서 저항공격이 크게 일어난 것은 바로 이렇게 야비한 미군에 대해 마흐디군이 반격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마흐디군이 요구한 것은 마흐디군에 대한 공격 중단과 수감된 마흐디 군인의 석방이었다.

마흐디군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강경한 무력 대응도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미국 정부뿐만 아니라 권력과 이해관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시아파 지도자들도, 진작부터 이라크 정부군이 마흐디를 공격을 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하던 차였다.
특히 이라크 정부와 정부군을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이슬람최고위원회(SIIC, 옛 이라크이슬람혁명위원회)와 마흐디를 비롯해 사드르를 따르는 정파들은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가 2003년에 미군이 이라크를 점령 한 후에는 미군에 적극 협력하여 이라크 정부 구성에 전면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사드르 정파는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아랍민족주의를 바탕으로 후세인 정부의를 지지했고,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 한 후 세워진 꼭두각시 정권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했다. 사드르 정파는 2004년에 미군과 이라크 과도 정부에 맞서 대대적인 무장저항을 벌였으나 인적, 물적 손실을 크게 입었고 결국 휴전을 받아들이며 무장저항을 중단했다.

양측은 이라크 정부 구성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이는데, 이라크이슬람최고위원회는 각 지역에 독립적인 자치권을 인정하는 느슨한 연방제를 주장하고 사드르 정파는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주장한다. 사드르 정파가 바그다드의 시아파 인구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이라크이슬람최고위원회는 남부 이라크 지역을 하나의 자치정부로 구성하여 이 지역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이익을 중앙정부와 나누지 않고 독점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덕에 나팔부는 이라크 정부. 그러나...

올해 4월부터 이라크에서는 2006년에 만들어진 연방법이 실행되어 각 지역 별로 어떤 지역들이 서로 연합하여 지방 정부를 구성할지를 결정할 투표가 진행된다. 이라크이슬람최고위원회는 이라크 남부의 주요 시아파 거주 지역 9곳을 합쳐 하나의 자치정부를 구성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 10월에 있을 선거에서 남부 지역의 의석을 모두 얻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이라크이슬람최고위원회나 말리키 총리의 ‘다와당’이 9개 지역 중 7개 지역의 의석을 갖고 있고, 나머지 2개 지역은 사드르 정파가 갖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이라크에서 가장 큰 석유 도시이며 유일하게 항구가 있는 바스라는 사드르 정파에서 갈라져 나온 파딜라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배경을 뒤에 두고, 이라크 정부는 사드르 정파의 무장단체인 마흐디를 향한 군사작전이 범죄와 석유 약탈을 소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전한다. 그러나 사드르의 지지자들은 말라키와 이라크이슬람최고위원회가 10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드르 정파를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은 마흐디군이 사용한 무기는 이란이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군 사령관 데이비드 페트래어스는 바그다드의 그린존에서 로켓 공격이 발생했을 때 공격에 사용된 로켓포를 이란혁명수비대가 제공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록 그가 그에 관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미군은 이를 빌미로 이라크 정부군이 바스라에서 전투를 벌이는 동안 이라크-이란 국경에 미국과 영국군을 배치하고 국경을 통제하였다.
영국 TV ‘채널4’ 등이 지난 달 3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70%의 이라크인이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철수를 희망한다. 반면 23%만이 다국적군의 주둔이 이라크 국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바스라에서 보듯이 저항의 총을 내려놓을 용기가 있는 쪽은 이라크일 뿐 전쟁을 시작한 점령군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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