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사유재산화의 전초전, 대우조선해양 매각
[월간말]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3월 26일 김창록 한국산업은행총재는 전격적인 매각발표와 동시에 매각주간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EP)를 발송했고, 늦어도 4월말까지는 국내외 한 곳과 산은M&A실이 공동으로 매각주간사가 되어 산업은행(산은)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지분을 한데 묶어 경쟁입찰방식으로 일괄 매각하는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 대우조선 매각대책위도 매각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점검과 함께 총파업 찬반투표를 4월 7∼8일 이틀간 실시해 전체조합원 7,067명 가운데 6,503명이 투표에 참가해 이 중 6,022명이 파업에 찬성(찬성률 92.6%, 재적대비 85.21%)하는 결의를 끌어냄으로써, 향후 매각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대우조선매각의 새로운 배경, 산은 사유화(민영화)
노무현 정부시절 대우조선 일괄매각의 주요 논거는 공적자금 회수논리였다. 즉, 캠코를 통해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극대화를 위해서는 대우조선 일괄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특히 대우건설 매각을 기점으로 캠코를 통해 투입한 공적자금이 100% 이상 회수됐고 따라서 현행법상 향후 회수금은 국민 부담과 관계없이 경제 부실화의 주요 책임자 중 하나인 채권금융기관에 대한 배당 극대화를 위해 쓰인다는 사정, 한국산업은행의 존립이유와 상충된다는 사정 등 때문에 그 최소한의 정당성조차 상실한 상태였다.
다른 한편 대우조선 매각대책위도 이와 같은 측면 등을 고려하여, 공적자금관리특별법에 따라 매각 회수가 불가피한 캠코 지분의 경우 우리사주조합 등에 양수도 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산은 보유지분은 중요산업 지원을 위한 것 인만큼 전략적 지분보유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는 산은 민영화(더 나아가 공기업 대량 민영화)를 그 배경으로 하여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산업은행 민영화로 생기는 20조~30조원으로 KIF(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펀드)를 설립해 중소기업 육성 등에 사용하겠다는 정책 구상”을 제시하면서 산은 민영화에 가속도를 붙였으며, 3월 20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지분은 이미 매각할 준비가 다 돼있다. 비금융회사가 일차적인 매각대상”이고 “몸집이 가벼워야 산은 민영화에 유리하다”고 하였으며, 한국산업은행측도 2008년 말까지 지주회사로 전환시키고 상장 등의 절차를 밟아 민영화시킨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한 마디로, 현재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산업의 개발과 국민경제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산업자금을 공급 관리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의 존립이유 자체를 아예 제거하고 이를 사유재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중 하나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며, 따라서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는 한국산업은행 민영화를 포함하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는 공기업 사유재산화(민영화) 구상(기획재정부가 6월말까지 민영화계획안을 내놓을 예정)의 전초전 성격을 갖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 그 자체를 막기는 어렵지만!
정부 보유지분의 특성 등을 감안할 때,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그 자체를 막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선 캠코 보유지분의 경우 공적자금관리특별법에 따라 투입되었고 동법 제19조 등에 따라 “적정한 가격으로 매각” 회수되어야할 지분이다.
또한 조선업이 한국의 중요산업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조선업 관련기업은 사적 지배기업이라서 공기업으로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더구나 산은 자체를 사유재산화(민영화)하겠다는 정부방침까지 마련된 상태에서 국책은행의 존립이유에 맞게 전략적 지분보유 방안도 강구할 것을 요청하는 대우조선 매각대책위의 기존 입장도 강력하게 밀어 붙이기 힘든 상황으로 변했다.
그러나 사정이 이와 같다고 해서 현재의 매각방침을 그대로 인정해야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산은 보유지분(31.26%)과 캠코 보유지분(19.11%)을 함께 묶어 경쟁입찰방식으로 일괄매각하는 현재방식은 회사부실의 최대 피해자이자 회사정상화의 최대 공헌자인 노동자들의 참여를 배제하는 문제 및 매각이후 기업의 안정적인 존립과 성장 및 고용 등과 관련된 최소한의 안정장치조차 없으며, 따라서 매각대책위는 이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매각방식을 수정하는 싸움을 진행할 수 있는 여지가 활짝 열려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산은 등을 협상테이블로 끌어 오기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대형기업의 M&A 과정은 엄청난 돈이 걸린 문제이다. 예를 들어 산은과 캠코가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의 2008년 4월 현재 시가총액만 4조원이 넘고, 흔히 말하는 경영권프리미엄을 더하면 5조원은 훌쩍 넘는다. 이와 같이 엄청난 돈이 걸린만큼 매각절차에서 약간의 변수만 발생해도 수백억, 수천억 원이 좌우될 수 있다. 예컨대 우발채무 규모를 10%로 산정하느냐 5%로 산정하느냐에 따라 2,500억 원 이상이 좌우된다. 그러므로 매각주체(매각주간사 포함)나 입찰참여업체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원할 뿐만 아니라, 기업상태에 대해 최대한 실사를 하고자 한다.
다른 한편 실사과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업외부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사회 정치적 쟁점화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기업외부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딱히 저지할 방법도 없다.
따라서 매각주체(산은, 정부)를 협상테이블로 끌고 오기 위한 사실상 유일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은 매도자 실사 및 매수자 실사를 차단하는 것뿐인데, 이에 대해서는 물리적 봉쇄와 법적 대응 모두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우선 매도자 실사는 오직 특정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그 대리인이 회사의 기밀을 낱낱이 들여다보고, 그렇게 들여다본 정보를 오직 특정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제3자(입찰참여 예정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행위로 회사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3자에 의한 매수자 실사는 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3자가 회사의 기밀까지 낱낱이 들여다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불법적인 요소까지 있다.
매각방식의 변경 및 잔여지분 매각 이후
그렇다면 산은 등을 협상테이블로 끌고 왔을 때, 매각대책위는 어떤 요구조건을 내걸어야 하는가? 매각대책위에 관계서류의 성실한 제공 등의 요청 등 세부적인 사정들을 제외하면 대개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로, 현재 산은이 기본적인 방침으로 정한 경쟁입찰방식의 일괄매각 방식을 백지화하는 주장은 아직도 유효하다. 수익극대화의 논리를 제외하면, 산은과 캠코 보유지분을 처리하는 방식이 반드시 51% 가량의 지분을 일괄해서 매각해야할 특별한 이유란 없기 때문이다.
둘째로, 산은과 캠코의 모집매출 주식의 20% 우리사주조합 우선배정과 신우리사주제 도입이 전제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지분처리에서 기업부실의 최대피해자이자 기업정상화의 최대공헌자인 대우조선해양 전체 임직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기도 하고,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생산성 향상이나 바람직한 노사관계 등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우선배정과 신우리사주제의 도입을 통해 51% 가량의 지분을 일괄매각하는 방식을 백지화하고 잔여주식 처리방식으로 이를 변경하더라도, 잔여주식의 매각은 조선업을 지속사업으로 영위하고 생산적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전략적 지분인수자로 제한(따라서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의 인수는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 더구나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는 방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자본의 참여도 제한되어야 한다.
넷째로, 분식회계나 배임·횡령등 사회적 책임의무 위반자에 대한 감점 및 인수후 고용·사내하청노동자의 처우개선 등에 대한 바람직한 비전 및 확약서 제출업체에 대한 가점제 등이 채택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전략적 투자자 성격을 가진 컨소시엄 대표자이외의 컨소시엄 구성원들 중에서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인수나 이들에 대한 과도한 옵션제공 등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제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을 사유재산화하고 대우조선해양을 재부실화시킬 위험성이 있거나 또는 고용불안을 조장할 여지가 있는 자들을 전략적 지분인수자로 온전하게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섯째로, 인수 후 대우조선해양 영업의 양수도나 무분별한 차입 및 보증행위 등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지분 인수 후 최대주주가 인수대금 회수 등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자산을 감소시키거나 부채를 증가시키거나 또는 고액의 배당 등을 하거나 투기적 자본에게 인수지분 등을 재매각하는 등의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섯째로, 의무이행을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즉, 이상의 여러 가지 사정에 대해 매도자 또는 매수자측의 동의가 있더라도, 과거 두산중공업(한국중공업) 등의 매각사례에서 보는바와 같이 매각절차 종결 후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는 이명박 정부 주도하에 진행되는 최초의 대형 기업 M&A이자 향후 진행될 예정인 공기업 사유재산화의 전초전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심지어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가 어떻게 정리되는가는 한국경제의 중추중 하나로 자리 잡은 조선업의 생사존망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분명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이미 제일은행에서 대우건설에 이르는 김대중-노무현정부의 일괄매각 방식의 연장선상에서 대우조선해양 M&A를 들고 나왔으며, 따라서 이를 바람직하게 수정 변경할 수 있는가 여부의 문제는 전적으로 대우조선 매각대책위 등을 중심으로 실효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3월 26일 김창록 한국산업은행총재는 전격적인 매각발표와 동시에 매각주간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EP)를 발송했고, 늦어도 4월말까지는 국내외 한 곳과 산은M&A실이 공동으로 매각주간사가 되어 산업은행(산은)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지분을 한데 묶어 경쟁입찰방식으로 일괄 매각하는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 대우조선 매각대책위도 매각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점검과 함께 총파업 찬반투표를 4월 7∼8일 이틀간 실시해 전체조합원 7,067명 가운데 6,503명이 투표에 참가해 이 중 6,022명이 파업에 찬성(찬성률 92.6%, 재적대비 85.21%)하는 결의를 끌어냄으로써, 향후 매각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대우조선매각의 새로운 배경, 산은 사유화(민영화)
노무현 정부시절 대우조선 일괄매각의 주요 논거는 공적자금 회수논리였다. 즉, 캠코를 통해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극대화를 위해서는 대우조선 일괄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특히 대우건설 매각을 기점으로 캠코를 통해 투입한 공적자금이 100% 이상 회수됐고 따라서 현행법상 향후 회수금은 국민 부담과 관계없이 경제 부실화의 주요 책임자 중 하나인 채권금융기관에 대한 배당 극대화를 위해 쓰인다는 사정, 한국산업은행의 존립이유와 상충된다는 사정 등 때문에 그 최소한의 정당성조차 상실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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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 노조원들이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일괄매각 저지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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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말
다른 한편 대우조선 매각대책위도 이와 같은 측면 등을 고려하여, 공적자금관리특별법에 따라 매각 회수가 불가피한 캠코 지분의 경우 우리사주조합 등에 양수도 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산은 보유지분은 중요산업 지원을 위한 것 인만큼 전략적 지분보유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는 산은 민영화(더 나아가 공기업 대량 민영화)를 그 배경으로 하여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산업은행 민영화로 생기는 20조~30조원으로 KIF(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펀드)를 설립해 중소기업 육성 등에 사용하겠다는 정책 구상”을 제시하면서 산은 민영화에 가속도를 붙였으며, 3월 20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지분은 이미 매각할 준비가 다 돼있다. 비금융회사가 일차적인 매각대상”이고 “몸집이 가벼워야 산은 민영화에 유리하다”고 하였으며, 한국산업은행측도 2008년 말까지 지주회사로 전환시키고 상장 등의 절차를 밟아 민영화시킨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한 마디로, 현재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산업의 개발과 국민경제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산업자금을 공급 관리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의 존립이유 자체를 아예 제거하고 이를 사유재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중 하나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며, 따라서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는 한국산업은행 민영화를 포함하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는 공기업 사유재산화(민영화) 구상(기획재정부가 6월말까지 민영화계획안을 내놓을 예정)의 전초전 성격을 갖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 그 자체를 막기는 어렵지만!
정부 보유지분의 특성 등을 감안할 때,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그 자체를 막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선 캠코 보유지분의 경우 공적자금관리특별법에 따라 투입되었고 동법 제19조 등에 따라 “적정한 가격으로 매각” 회수되어야할 지분이다.
또한 조선업이 한국의 중요산업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조선업 관련기업은 사적 지배기업이라서 공기업으로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더구나 산은 자체를 사유재산화(민영화)하겠다는 정부방침까지 마련된 상태에서 국책은행의 존립이유에 맞게 전략적 지분보유 방안도 강구할 것을 요청하는 대우조선 매각대책위의 기존 입장도 강력하게 밀어 붙이기 힘든 상황으로 변했다.
그러나 사정이 이와 같다고 해서 현재의 매각방침을 그대로 인정해야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산은 보유지분(31.26%)과 캠코 보유지분(19.11%)을 함께 묶어 경쟁입찰방식으로 일괄매각하는 현재방식은 회사부실의 최대 피해자이자 회사정상화의 최대 공헌자인 노동자들의 참여를 배제하는 문제 및 매각이후 기업의 안정적인 존립과 성장 및 고용 등과 관련된 최소한의 안정장치조차 없으며, 따라서 매각대책위는 이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매각방식을 수정하는 싸움을 진행할 수 있는 여지가 활짝 열려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산은 등을 협상테이블로 끌어 오기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대형기업의 M&A 과정은 엄청난 돈이 걸린 문제이다. 예를 들어 산은과 캠코가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의 2008년 4월 현재 시가총액만 4조원이 넘고, 흔히 말하는 경영권프리미엄을 더하면 5조원은 훌쩍 넘는다. 이와 같이 엄청난 돈이 걸린만큼 매각절차에서 약간의 변수만 발생해도 수백억, 수천억 원이 좌우될 수 있다. 예컨대 우발채무 규모를 10%로 산정하느냐 5%로 산정하느냐에 따라 2,500억 원 이상이 좌우된다. 그러므로 매각주체(매각주간사 포함)나 입찰참여업체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원할 뿐만 아니라, 기업상태에 대해 최대한 실사를 하고자 한다.
다른 한편 실사과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업외부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사회 정치적 쟁점화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기업외부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딱히 저지할 방법도 없다.
따라서 매각주체(산은, 정부)를 협상테이블로 끌고 오기 위한 사실상 유일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은 매도자 실사 및 매수자 실사를 차단하는 것뿐인데, 이에 대해서는 물리적 봉쇄와 법적 대응 모두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우선 매도자 실사는 오직 특정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그 대리인이 회사의 기밀을 낱낱이 들여다보고, 그렇게 들여다본 정보를 오직 특정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제3자(입찰참여 예정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행위로 회사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3자에 의한 매수자 실사는 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3자가 회사의 기밀까지 낱낱이 들여다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불법적인 요소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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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산업은행 민영화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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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말
매각방식의 변경 및 잔여지분 매각 이후
그렇다면 산은 등을 협상테이블로 끌고 왔을 때, 매각대책위는 어떤 요구조건을 내걸어야 하는가? 매각대책위에 관계서류의 성실한 제공 등의 요청 등 세부적인 사정들을 제외하면 대개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로, 현재 산은이 기본적인 방침으로 정한 경쟁입찰방식의 일괄매각 방식을 백지화하는 주장은 아직도 유효하다. 수익극대화의 논리를 제외하면, 산은과 캠코 보유지분을 처리하는 방식이 반드시 51% 가량의 지분을 일괄해서 매각해야할 특별한 이유란 없기 때문이다.
둘째로, 산은과 캠코의 모집매출 주식의 20% 우리사주조합 우선배정과 신우리사주제 도입이 전제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지분처리에서 기업부실의 최대피해자이자 기업정상화의 최대공헌자인 대우조선해양 전체 임직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기도 하고,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생산성 향상이나 바람직한 노사관계 등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우선배정과 신우리사주제의 도입을 통해 51% 가량의 지분을 일괄매각하는 방식을 백지화하고 잔여주식 처리방식으로 이를 변경하더라도, 잔여주식의 매각은 조선업을 지속사업으로 영위하고 생산적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전략적 지분인수자로 제한(따라서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의 인수는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 더구나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는 방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자본의 참여도 제한되어야 한다.
넷째로, 분식회계나 배임·횡령등 사회적 책임의무 위반자에 대한 감점 및 인수후 고용·사내하청노동자의 처우개선 등에 대한 바람직한 비전 및 확약서 제출업체에 대한 가점제 등이 채택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전략적 투자자 성격을 가진 컨소시엄 대표자이외의 컨소시엄 구성원들 중에서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인수나 이들에 대한 과도한 옵션제공 등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제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을 사유재산화하고 대우조선해양을 재부실화시킬 위험성이 있거나 또는 고용불안을 조장할 여지가 있는 자들을 전략적 지분인수자로 온전하게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섯째로, 인수 후 대우조선해양 영업의 양수도나 무분별한 차입 및 보증행위 등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지분 인수 후 최대주주가 인수대금 회수 등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자산을 감소시키거나 부채를 증가시키거나 또는 고액의 배당 등을 하거나 투기적 자본에게 인수지분 등을 재매각하는 등의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섯째로, 의무이행을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즉, 이상의 여러 가지 사정에 대해 매도자 또는 매수자측의 동의가 있더라도, 과거 두산중공업(한국중공업) 등의 매각사례에서 보는바와 같이 매각절차 종결 후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는 이명박 정부 주도하에 진행되는 최초의 대형 기업 M&A이자 향후 진행될 예정인 공기업 사유재산화의 전초전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심지어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가 어떻게 정리되는가는 한국경제의 중추중 하나로 자리 잡은 조선업의 생사존망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분명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이미 제일은행에서 대우건설에 이르는 김대중-노무현정부의 일괄매각 방식의 연장선상에서 대우조선해양 M&A를 들고 나왔으며, 따라서 이를 바람직하게 수정 변경할 수 있는가 여부의 문제는 전적으로 대우조선 매각대책위 등을 중심으로 실효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 ©월간 말
- 기사입력: 2008-04-22 17:28:46
- 최종편집: 2008-04-28 1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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