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이 삼킨 총선
[월간말]데스크칼럼
총선이 결국 보수세력의 압승으로 끝났다. 어떤 사람들은 낮은 투표율을 이유로 들면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지만, 그건 교묘하게 모든 책임을 투표에 불참한 이들에게 돌리는 말이다. 투표하지 않은 이들은 하나같이 ‘찍을 사람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투표한 이들에게는 ‘찍을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보수 세력은 자신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들에게 ‘찍을 동기’를 주었다는 말과도 같다. 따라서 무책임이라는 화살은 투표 불참자들이 아니라, 이들이 잠재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높았던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에게 돌려지는 것이 맞다.
영남의 가난한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찍고, 호남의 가난한 사람들은 민주당을 찍는 지역주의 투표 행태는 여전했지만, 이번 총선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울이 ‘한나라당’ 도시가 되었다는 점이다. 강북의 민주당 고정표밭은 완전히 붕괴했고, 김근태, 유인태 같은 중진들이나 오영식, 이인영, 우상호 같은 386의 아이콘들도 낙선했다. 이들에게 ‘쓰나미’처럼 몰아닥친 것은 안정론도, 한나라당의 조직도, 관권 금권도 아닌 ‘뉴타운’이었다.
강북을 휩쓴 ‘뉴타운’ 바람은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힘을 발휘해 민주당 후보들까지 ‘다른 데서는 안 되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뉴타운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인지는 아직도 분명하지 않지만 노원구 일대의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다는 뉴스는 선거 내내 주요 신문에 강조되어서 실렸는데, ‘관록’의 노회찬 의원이 ‘정치신인’ 홍정욱 후보에게 따라 잡힌 데는 이들 신문도 한 몫 했음에 분명하다.
집을 가진 사람보다 집이 없는 사람이 많고 이들이 모두 한 표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뉴타운이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익을 보는 사람은 많아야 유권자의 20%를 넘지 않는다. 더 많은 이들이 빚을 떠안고 집을 사는데 간신히 성공하거나, 의정부나 파주, 일산으로 밀려나가야 하는 서울의 강북에서 집 없는 사람들은 왜 ‘뉴타운’을 찍었을까?
이런 질문은 사실 유치하다. 집이 없는 데도 ‘뉴타운’을 찍은 이들이 그 답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집값이 계속 오르기만 한다면 몇 억의 빚을 ‘깔고 드러눕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행동이다.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려 온 강북의 집없는 유권자들로서는 ‘최소한 앞으로 4년 동안은’ 집값을 계속 올려주겠다는 한나라당의 약속이 꼭 필요했던 셈이다. 집이 있는 사람과 가까운 시일내에 집을 살 예정이거나 집을 사야겠다고 결심한, 그러나 실제 능력은 의심스러운 사람까지를 더하면, 집이 없으면서 집을 살 꿈도 꾸지 않는 이들보다 조금 더 많을것도 같다.
집없는 사람이 집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전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설사 집값이 계속 올라 자신의 노동과 무관하게 몇 억대의 재산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남들 다 그러는’ 이 서울에서 - 서울이 아니면 안 통하지만 - 그건 흉이 아니라 부러움을 받아 마땅한 센스다. 다만 이 모든 행동은 오직 앞으로도 계속 집값이 오른다는 전제가 충족될 때만 합리적이다. 만약 어느날 갑자기 ‘부동산 거품이 어쩌구’하면서 집값이 급격히 떨어지는 사태가 온다면?
지금의 서울 집값에 거품이 끼어있는가에 대해서는 직관적으로도 충분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집값에 낀 거품이 언제 꺼지는가다. 미국처럼 아주 오랫동안 집값의 거품이 점진적으로 커질 수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자본주의가 다른 무엇으로 대체되지 않는 한 집값에 낀 거품은 언젠가는 꺼진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최선을 다해 이 거품이 터지지 않도록, 혹은 터지더라도 부드럽게 터지도록 관리할 것일지조차 불분명하다. 지금까지 이 정부가 하고 있는 행동은 거품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미국처럼 부동산 시장 자체의 문제가 금융혼란을 낳을 지, 아니면 비교적 규모가 작고 외부의 충격에 쉽게 동요하는 한국의 금융시장이 부동산으로 불꽃을 튀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집값에 낀 거품이 사그러들기 시작하면 그 혼란은 자못 대단할 것이다. 집을 완전하게 소유한 이들이야 속만 상하면 그만이지만, 나아가 집값의 거품이 다 꺼지고 난 후 다시 부풀어오를 때를 기다리면 되겠지만, 빚을 져가면서까지 집을 샀던 이들은 졸지에 무일푼이 되어 거리로 나앉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의 총선에서 ‘뉴타운’이 하나의 유령처럼 떠돌아다닐 때, 어떤 정당의 후보자들도 그 유령이 결국 산 사람을 잡아먹을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지 않았다. 그 결과 낮은 투표율을 낳았을 찌푸린 날씨와 정치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젊은 층과 집요하게 투표하는 보수적 유권자들만 책임을 덮어썼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가.
영남의 가난한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찍고, 호남의 가난한 사람들은 민주당을 찍는 지역주의 투표 행태는 여전했지만, 이번 총선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울이 ‘한나라당’ 도시가 되었다는 점이다. 강북의 민주당 고정표밭은 완전히 붕괴했고, 김근태, 유인태 같은 중진들이나 오영식, 이인영, 우상호 같은 386의 아이콘들도 낙선했다. 이들에게 ‘쓰나미’처럼 몰아닥친 것은 안정론도, 한나라당의 조직도, 관권 금권도 아닌 ‘뉴타운’이었다.
강북을 휩쓴 ‘뉴타운’ 바람은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힘을 발휘해 민주당 후보들까지 ‘다른 데서는 안 되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뉴타운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인지는 아직도 분명하지 않지만 노원구 일대의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다는 뉴스는 선거 내내 주요 신문에 강조되어서 실렸는데, ‘관록’의 노회찬 의원이 ‘정치신인’ 홍정욱 후보에게 따라 잡힌 데는 이들 신문도 한 몫 했음에 분명하다.
집을 가진 사람보다 집이 없는 사람이 많고 이들이 모두 한 표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뉴타운이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익을 보는 사람은 많아야 유권자의 20%를 넘지 않는다. 더 많은 이들이 빚을 떠안고 집을 사는데 간신히 성공하거나, 의정부나 파주, 일산으로 밀려나가야 하는 서울의 강북에서 집 없는 사람들은 왜 ‘뉴타운’을 찍었을까?
이런 질문은 사실 유치하다. 집이 없는 데도 ‘뉴타운’을 찍은 이들이 그 답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집값이 계속 오르기만 한다면 몇 억의 빚을 ‘깔고 드러눕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행동이다.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려 온 강북의 집없는 유권자들로서는 ‘최소한 앞으로 4년 동안은’ 집값을 계속 올려주겠다는 한나라당의 약속이 꼭 필요했던 셈이다. 집이 있는 사람과 가까운 시일내에 집을 살 예정이거나 집을 사야겠다고 결심한, 그러나 실제 능력은 의심스러운 사람까지를 더하면, 집이 없으면서 집을 살 꿈도 꾸지 않는 이들보다 조금 더 많을것도 같다.
집없는 사람이 집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전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설사 집값이 계속 올라 자신의 노동과 무관하게 몇 억대의 재산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남들 다 그러는’ 이 서울에서 - 서울이 아니면 안 통하지만 - 그건 흉이 아니라 부러움을 받아 마땅한 센스다. 다만 이 모든 행동은 오직 앞으로도 계속 집값이 오른다는 전제가 충족될 때만 합리적이다. 만약 어느날 갑자기 ‘부동산 거품이 어쩌구’하면서 집값이 급격히 떨어지는 사태가 온다면?
지금의 서울 집값에 거품이 끼어있는가에 대해서는 직관적으로도 충분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집값에 낀 거품이 언제 꺼지는가다. 미국처럼 아주 오랫동안 집값의 거품이 점진적으로 커질 수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자본주의가 다른 무엇으로 대체되지 않는 한 집값에 낀 거품은 언젠가는 꺼진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최선을 다해 이 거품이 터지지 않도록, 혹은 터지더라도 부드럽게 터지도록 관리할 것일지조차 불분명하다. 지금까지 이 정부가 하고 있는 행동은 거품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미국처럼 부동산 시장 자체의 문제가 금융혼란을 낳을 지, 아니면 비교적 규모가 작고 외부의 충격에 쉽게 동요하는 한국의 금융시장이 부동산으로 불꽃을 튀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집값에 낀 거품이 사그러들기 시작하면 그 혼란은 자못 대단할 것이다. 집을 완전하게 소유한 이들이야 속만 상하면 그만이지만, 나아가 집값의 거품이 다 꺼지고 난 후 다시 부풀어오를 때를 기다리면 되겠지만, 빚을 져가면서까지 집을 샀던 이들은 졸지에 무일푼이 되어 거리로 나앉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의 총선에서 ‘뉴타운’이 하나의 유령처럼 떠돌아다닐 때, 어떤 정당의 후보자들도 그 유령이 결국 산 사람을 잡아먹을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지 않았다. 그 결과 낮은 투표율을 낳았을 찌푸린 날씨와 정치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젊은 층과 집요하게 투표하는 보수적 유권자들만 책임을 덮어썼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가.
기사입력 : 2008-04-22 16:35:46
최종편집 : 2008-04-28 10:20:39
최종편집 : 2008-04-28 10: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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