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휘둘리는 음반사들

저작권에 맞서는 ‘믹스테이프’

토마 블롱도(Thomas Blond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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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에서는 프낙(Fnac) 사장이 주재한 한 공식 위원회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와, ‘해적질’을 습관적으로 일삼는 자들에게 일시적 혹은 최종적 접속 차단을 경고하면서 네티즌들을 ‘길들이려 드는’ 음반 산업의 대표자들 사이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미국에서는 동일한 문제 때문에 두 명의 디스크자키가 투옥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구현하는 길거리 음악활동은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홍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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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10일 미국 애틀랜타. 연방수사국(FBI)의 간단한 심문이 끝난 후 28세의 티리 시먼스(‘DJ Drama’란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및 그의 엑스트라이자 27세 나이의 도널드 캐넌(‘DJ Don Cannon’으로 불린다)은 투옥되었다. 그들이 ‘에필리에이츠 레코드’란 이름의 회사를 차린 워커 스트리트 147번지에서 경찰은 “8만1천 장의 불법복제 CD, 4대의 자동차, 녹음 장비 및 복각 기계, 공(空)시디 무더기”를 압수했다고 제프리 C. 베이커 보안관이 전했다. 믹스테이프 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던 전미레코드협회(RIAA)가 고소함에 따라 경찰이 행동을 개시했던 것이다. 믹스테이프는 카피라이트에 관한 법률의 경계에 위치한 일종의 혼합 컴필레이션 형태를 뜻한다.

범죄조직과 효과적으로 투쟁하기 위해 1970년 제정된 리코(RICO) 법1)에 저촉된 두 명의 DJ들은 오랫동안 감옥생활을 할 수 있다. 여세를 몰아 경찰은 애틀랜타, 뉴욕을 포함한 12개 도시에서 벌일 행동계획을 발표했고, 음반사들을 급습했으며, DJ들과 가게 주인들을 체포했다. “위조 및 카피라이트 관련 법률 위반”에 대해 공식적으로 불안감을 표명한 브래드 버클스 RIAA 회장에 따르면, DJ Drama와 200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믹스테이프 시장이 음반 산업의 퇴조, 특히 음반 판매의 격감(CD의 경우 -12.8%)과 매상고 감소(2006년에 -6.2%)의 장본인으로 간주되고 있다.2)

이러한 음반들을 유통시키는 독립 제작업자나 음반상들에 대해 2004년부터 시작된 일련의 공격들의 정점을 이룬 금번 체포는 예술 관련 지적재산권 법에 대한 단순한 위반 차원을 넘어서서 미국 음반 산업 전체를 문제 삼고 있다. 실제로 믹스테이프는 RIAA가 주장하는 것처럼 CD의 단순한 복제품이 아니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고찰할 때 양자는 20년 전부터 예술적인 파트너십과 마케팅 차원에서 서로 의존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또한 RIAA의 공격은 모호하기 짝이 없으며, 미국 문화산업 쪽의 훨씬 더 심각한 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락 음악이 콘서트홀을 중심으로 활짝 꽃을 피우던 1980년대 초에 주변적 장르였던 랩 음악은 거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메이저 음반사와 라디오방송들이 갓 등장한 새 문화를 발견하고 홍보하는데 인색한 모습을 보이자, 랩의 신봉자들은 진정한 언더그라운드 예술의 지휘관들인 DJ들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가를 수중에 넣기 시작했다. DJ들은 믹스테이프가 중심을 이루는 음악 네트워크를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했다.

수공업적인 방식의 녹음에 의지하여 DJ들은 독창적인 창작, 잘 알려진 악기 버전, 혹은 자신만이 소유하고 있던 ‘보물들’을 기초로 미증유의 음악을 만들어냈고, 그를 위해 아주 자유롭게 표현해낼 수 있는 래퍼들을 초대한다. 두 개의 플레이어로 무장한 분위기 메이커는 이러한 작곡물들을 자신의 마음대로 뒤섞고, 자르며, 편곡했다. 또 여기에 유명한 래퍼의 아카펠라, 뱃고동소리, 총격소리, 문화적인 괴성 등 일련의 신랄한 스크래치들을 삽입시켰다. 음악은 미국 전체를 전율시켰다. 불을 지르는 이러한 ‘믹스(mix)’에 의해 달구어진 초대자 래퍼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에 매진했고, 그 어떤 공식 앨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운을 자유롭게 구사했으며, 자신들의 유명한 노래구들을 재해석하고, 청교도적인 미국이 예전에 금지시켰던 무성한 은어 속에서 경쟁적인 관계에 있는 래퍼들과 언어적으로 교감했다.

랩 앨범이 아직도 드문 시절에 탄생한 ‘믹스테이프’는 랩의 창조성을 지키는 보루이자 총체적인 예술적 자유를 구가하는 공간이 되었다. “믹스테이프는 마치 거리신문과도 같아요.”라고 가수 에미넴(Eminem)과 함께 무대에서 일하는 DJ 그린 랜턴이 설명한다. “누가 관계하는지, 누가 더 이상 없는지 알고 있지요. 새로운 가수들, 래퍼들 사이의 복수, 공동체 생활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방식으로 일이 이루어집니다.”

“주의하세요.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메이저 음반사가 출시하는 랩 앨범이 아니라 길거리 음반입니다. 분야가 전혀 다른데다가, 비밀리에 배포되는 언더그라운드 유통망을 거칩니다.”라고 제작자이자 프랑스인인 DJ 마르스가 덧붙인다. RIAA가 암시하는 것과는 반대로, ‘믹스테이프’는 단순히 불법 복제된(다시 말하자면, ‘전체가 불법 복제된’) 음반이 아니라 부인할 수 없는 예술성을 지닌 창조물이다.

그러한 사실을 모르지 않는 음반 산업은 늘 그로부터 이익을 끄집어낼 줄 알았다. 거리에서 새로 태어나는 가수들과 직접 대면하는 DJ들은 구인자 역할을 떠맡았으며, 종종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래퍼들을 초대하면서 예술적 발견을 시도하는 위험을 담당했다. ‘믹스테이프’는 마치 최초의 여과장치, 아직 이러한 회로를 휩쓸지 않은, 그리고 그 어떤 명성도 지니고 있지 않은 예술가들과 계약할 위험을 결코 떠맡지 않게 될 음반사와 길거리 사이의 완충지대처럼 작동했다.

DJ Drama의 ‘믹스테이프’ 시리즈가 2000년 이후 몰고 온 남부(멤피스, 애틀랜타, 휴스턴...) 랩의 폭발은 무엇보다도 거기서 자신들 존재를 알린 릴웨인(Lil'Wayne), T.I., 영 지지(Young Jeezy) 등의 래퍼들이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하면서 마무리되었다. “랩은 락이 아니다.”라고 DJ 그린 랜턴이 덧붙인다. “한 메이저 음반사에 다섯 곡의 랩 음악 초벌 작품을 보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길거리는 믹스테이프를 통해 말을 합니다. 그리고 길거리가 말을 할 때 메이저 음반사들이 귀를 기울입니다.” 또한 음반 산업 덕분에 ‘스타로 화한’ 래퍼 중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이러한 회로를 벗어나지 못했다. “예외 없이 모두 믹스테이프로 데뷔했지요.”라고 현재 랩 음악의 가장 큰 판매상인 50 센트(Cent)와 가까운 래퍼 로이드 뱅크스가 랩에 관한 다큐멘터리 <믹스테이프:더 무비>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3) “DJ들이 거리에서 홍보하면서 우리 존재를 알렸지요. 50 센트, 영 벅(Young Buck), 지지 등 다른 모두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루클린의 DJ 시카모어(Sickamore)도 그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예술 감독들은 누가 떠오르는 래퍼이고 거리에서 신임을 얻고 있는지 우리에게 물어보며 자신들 시간을 보냅니다. 그들은 사망했습니다. 곧 우리들 직업이 될 것입니다.”

음반사가 자신들 미래의 스타들을 찾아내는 진짜 인재양성소라 할 수 있는 이 비공식적인 회로는 마찬가지로 강력한 홍보도구로서도 기능한다. 1990년대 말까지 음반 산업은 ‘믹스테이프’와 더불어 지혜롭게 발전했다. 메이저 음반사 입장에서는 소속 아티스트가 유명 DJ의 ‘믹스테이프’에 초대받는다는 것이 곧 훌륭한 명성, 신뢰의 보장을 의미했다. DJ들이 음반을 다시 찍어낼 권리를 획득하거나 혹은 이런저런 저작권 관련 정책에 대해 걱정해본 적이 없이, 그들의 작업은 한번도 공격받은 적이 없다. 믹스테이프에 관한 한 미국 내의 지존 중 한 명인 DJ 케이 슬레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와 반대로 DJ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면서 몸소 우리에게 자신들의 새 작품을 보내줍니다. 그들은 자신들 음악이 믹스테이프에 수록될 위험이 있고, 아티스트를 거리에서 홍보하거나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비록 이러한 전략적인 합의가 DJ Drama가 막 투옥된 최근 변한 것 같아 보일지라도, 일들은 음반 산업에 훨씬 유리하게 작용한다. “릴웨인[캐시 머니(Cash Money), 유니버설에서 제작]의 최근 앨범은 라디오에서 틀어준 적이 없었는데도 1백만 장 이상 팔렸다. 그의 싱글 앨범은 차트에 오른 100곡 중 32위에 불과했다. DJ의 도움 없이 이러한 기록을 작성하기란 불가능하다.”4)라고 <뉴욕 타임스>는 2007년 1월에 설명하고 있다.

예술적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매체인 동시에 조직적이고도 강력한 홍보도구인 ‘믹스테이프’는 거대 음반사 입장에서는 횡재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러한 이득에도 어두운 이면이 있다. 왜냐하면 자신들 모두를 배출한 이러한 수평적 회로를 절대적으로 지지하기에, 랩의 스타들은 자신들 물주의 공식 배급 경로를 완전히 벗어나는 ‘믹스테이프’에 자신들 노래를 담으러 끊임없이 원천으로 회귀한다. 심지어 7천만 장의 앨범을 팔아치운 에미넴 같은 스타조차 신뢰를 이어갈 필요를 느끼면서 자신의 앨범을 녹음한 유니버설 사와 오랜 기간동안 관계를 단절시키는 길거리 위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사실 ‘믹스테이프’의 발전은 산업의 구조적 경직성에 대한 대응에서 기인한다. 또 랩 세계의 창조적 에너지와 메이저 회사의 체계적인 정책 사이의 현기증 나는 차이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마치 산업정책에 의해 흡수된 랩이 DJ들과 소매상들을 대부호로 만들고, 또 자신의 최상품들 중 일부를 시스템 바깥쪽에서5) 유포하는 자신 고유의 예술정책 덕분에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적응이 불가능한 케케묵은 산업 쪽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RIAA 쪽의 공격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길거리의 일부 자본주의자들의 앞을 내다보는 교활함 덕분에 수익성이 있게 된 이 시장을 RIAA가 오랫동안 업신여겼다면, 음반 산업 역시 시장으로부터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메이저 음반사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그들이 달리는 열차를 잡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그들이 음악에 흥미를 느꼈을 때 랩은 이미 존재했고, 그 이후에도 존재할 것입니다. 종국에는 DJ들이 메이저 음반사들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일부 음악에 대한 카피라이트 문제가 아니라, 판매에 대한 독점이 문제입니다.”라고 DJ 그린 랜턴이 요약해주고 있다.

음반 산업 쪽의 공세에 맞서 수많은 DJ들이 적어도 몇 달 동안 몸을 낮출 것이다. 유통되고 있는 ‘믹스테이프’의 총량은 2007년 전반기에 감소했다. 랩 시장 차원에서 세계 2위를 점하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현재 관용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동일한 모델에 따라 JR Ewing이나 DJ Junkaz Lou의 ‘믹스테이프’들이 프랑스를 침공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몇몇 위반자들의 체포로 상황이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아티스트들은 ‘믹스’가 불법이란 딱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음반 산업이 모든 것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자 했고, 과일을 팔듯이 랩을 팔았으며, 진짜 주역 대신 모든 이익을 가로채려 들었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믹스테이프’는 “시스템 바깥에서 항상 살아남게 될 중요한 요소이다. 적어도 우리 입장에서는 그렇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존재할 수 없다면 악마에게라도 찾아갈 것이다.”라고 뉴욕 그룹인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의 리더인 척 디(Chuck D)가 설파한다. 25년 전부터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아날로그 테이프를 채우고 있는 언어의 본능을 사람들은 결코 중지하지 않을 것이다.

* 저널리스트. 프레드 아낙(Fred Hanak)과 더불어 <랩의 투쟁. 힙합의 역사 25년(Combat rap. Vingt-cing ans de hip-hap)>(Castor Music, Paris, 2007)을 공동 출간했다.

사진 설명:키스 헤링, <불붙은 해골>(1987)

각주)-----------------
RICO 법은 조직범죄에 맞서기 위해 제정되었다. 목적은 일정기간에 걸쳐 비난받아 마땅한 두 차례 행위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갱들을 합법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수단을 검사들에게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이 법은 그들을 자동적으로 20년 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RIAA, “Year-End shipment statistics”(2006년 보고서)
Mixtape:The Movie, 월터 벨(Walter Bell) 감독, Cando Entertainment - 2 Good - Warner, 2007.
특히 이 래퍼에게 여러 믹스테이프를 헌정한 DJ Drama를 들 수 있다.
마리오 단젤로(Mario D'Angelo), “무자비한 음반 산업(L'impitoyable industrie du disque)”, Le Monde diplomatique, 1998년 6월호를 읽어볼 것.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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