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계엄사령부로 착각하는가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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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인수위 사이에 초유의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이 "인수위가 호통 치는 곳이 아니다"라며 “계속 그러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를 하는가 하면, 이경숙 인수위 위원장도 지나쳤다고 생각했는지 "인수위 활동은 국정감사가 아니다"라며 인수위원들의 '월권', '전횡'을 진화하기에 이르렀다.

대통령 직 인수법 7조에서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정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기관’으로서 인수위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인수위 업무의 핵심은 새 정부 출범을 위해 국정 현황을 파악하고 정책을 준비하는 것이다. 현 정부의 국정 설명이나 들으면 될 일이지 업무 평가를 하거나 지침을 내려 보내는 것은 인수위의 권한을 훨씬 뛰어 넘는 것이다.

인수위는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선거공약 실천방안 마련’을 각 부처에 과도하게 요구하는 등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 아니라 업무지침을 내리고 있다. 공무원들을 불러 ‘호통’을 치기도 하고, 공무원 사회 내 반대세력에게 ‘경고’까지 하는 지경이다. 인수위가 그 무슨 ‘계엄사령부’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인수위가 꺼내놓은 몇 가지 사안은 시대변화와 국민의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 통일부 폐지, 국정원 강화, 경부운하 착수, 수도권 규제 완화, 재벌기업의 출총제 폐지, 대학입시 자율화 등은 과거로 회귀이거나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할 중대한 사안들이다. 그러나 인수위는 자신의 정책을 기정사실화하고 무모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훗날 국민들의 반발과 저항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인수위는 국회가 해야 할 일까지 손을 대고 있다. 과거사 관련 14개 부처를 폐지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특별법에 따라 설치된 부처를 아무런 권한이 없는 인수위가 폐지하겠노라고 공언했다. 인수위가 권력을 잡은 김에 불행한 과거사까지 그대로 덮어버리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점령군’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인수위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는 그나마 다행이다. 인수위가 자신의 권한을 뛰어 넘어 ‘월권'을 행사하거나, ‘전횡’을 휘두르는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마치 ‘계엄사령부’처럼 행세하고 있는 인수위는 오만방자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 인수위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총선에서 ‘싹쓸이’ 하여 권력을 완전히 독점하려는 의도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과욕은 반드시 화를 자초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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