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뼈를 깎는 반성과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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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후보의 3% 득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개혁을 거부하고 민중을 배신한 노무현 정권에 대한 성난 민중들의 준엄한 심판이 내려질 것임은 이미 예견된 바이다. 그런데 민심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까지 심판했다.

민주노동당은 대선 결과에 대해 뼈를 깎는 반성과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당 활동과 대선 과정에서 민중적 관점을 철저히 견지했는지, 사회 변혁적 관점을 가지고 대선에 임했는지, 당 내부의 일치성과 규율성은 제고되었는지 등에 대한 엄중한 평가와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2004년 민중들은 10명의 민주노동당 의원을 국회로 보냈다. 그러나 비정규직법안, 쌀 협상 국회비준 등 노동자, 농민들의 사활적인 요구가 걸린 문제들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지만, 이를 막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무도 책임지는 자세도 보여주지 않았다. 사생결단하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거대정당들은 볼썽사나운 난투극도 불사하는데 비해 민주노동당의 원내 활동은 도대체 ‘데모당’이 맞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민중의 절박한 요구를 가지고 국회에 들어가 민중을 대신해서 싸우라고 표를 준 것이지, 적당히 입법 활동이나 하고 있으라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이러한 현상은 대선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진성당원제’ 등 어이없는 이유를 들어 민중을 정치의 주체, 민주노동당의 주인으로 세워내는 ‘민중참여경선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은 뼈아픈 실책이다. 민중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민주노동당이 ‘민중참여경선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은 민중적 관점을 포기한 채 민주노동당이 민중에게 등을 돌린 셈이다.

민주노동당은 대선과정에서 사회 변혁적 관점을 견지하지 못했다. 거대정당이 쳐놓은 ‘경제프레임’, ‘이미지선거’에 매몰되었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 세상을 갈아엎자’는 민중의 요구와 분노를 폭발시켰어야 했다. 그러나 거대정당의 ‘프레임’과 ‘이미지’에 갇혀 당내 분란 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선거운동 내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민주노동당이 60년 닳고 닳은 거대정당이 내세우는 ‘프레임’과 같은 ‘프레임’을 가지고 경쟁하겠다는 당내 일각의 발상은 심각한 관점의 문제이다.

특히, ‘코리아연방공화’에 대한 논란은 민주노동당으로선 결정적인 타격이었다. 낡고 부패한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를 담은 ‘코리아연방공화국’은 당내 경선에서 권영길 후보의 대표적인 정책공약 이었다. 이것은 민중의 요구와 시대변화를 정확히 반영한 전략적 국가비전이다. 더구나 이미 전 당원 총의를 모아 평가받은 정책공약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당내 일각에서 치열한 선거운동 한복판에서 논란을 부추기고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신명과 활력을 떨어뜨리는 어이없는 행위가 난무했다.

이것은 당의 결정에 대한 입장과 태도의 문제이며, 당기강의 문제라서 심각하다. 당의 결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존중하고 철저히 집행해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상식이자, 원칙이다. 기본적인 상식과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당의 기강은 문란해지고, 심각한 분란이 뒤따르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선거운동 한복판에서 당내 유력 인사가 ‘코리아연방공화국 때문에 선거운동 못 한다’며 당의 결정사항을 뒤엎고 언론에 기고까지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은 당의 기강이 얼마나 문란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당의 기강이 문란한 사례는 곳곳에서 노출되었다.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물론, 민주노총 등 민주노동당을 떠받치고 있는 대중조직들이 권영길 후보에 대한 지지 결정을 하고, 헌신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당내 일부인사들의 관심은 총선에 가있었다. 당의 기강이 이렇게 무너져 있는 상황에서 대선결과가 좋았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을 가리켜 ‘소수정당이 너무 거대정당 흉내만 낸다’, ‘기름기가 너무 많이 끼었다’는 세간의 평가는 차라리 엄정하며 통렬하다. 하나마나한 평가와 반성을 해서는 절대로 민중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실질적인 혁신 없이 총선 승리는 절대로 없다.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치명적인 문제점과 약점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 위에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과 구상을 해야 지금의 위기를 넘어 전화위복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민중들이 애정을 갖고 하는 쓴소리를 민주노동당은 아프지만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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