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환운동을 전개하자
[연재]황상윤의 철학에세이
지방자치단체는 그 사무를 처리할 때 주민의 편의와 복리증진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지방차지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게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
유일한 활동인 의정비 인상
특정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를 언급한다는 것이 좀 껄끄럽기는 하지만, 인천시교육위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2006년 5월 31일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있었다. 새로운 지방의원들이 선출된 것이다.
인천시교육위 위원은 9명이며, 지난해 9월 임기가 시작되었다. 이 위원들은 주민의 편의와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해야할 의원들이다. 특히 인천의 교육을 보다 발전시키는 것이 교육위 위원의 임무다.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이 명령한 준엄한 임무다.
그러나 인천시교육위는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이 명령한 준엄한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었다. 어쩌면 의지 자체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능력이 없는 것인지, 의지가 없는 것인지, 혹은 둘 다 없는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이것뿐이다.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은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이 명령한 준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주민의 세금만 축내고 있었다는 말은 아니다.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이 지금까지 한 유일한 일은 자신들의 의정비를 올리는 일이었다. 의정비를 올해보다 13.8% 인상하는 것이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이 지금까지 한 유일한 조례개정이다. 물론 조례제정만이 위원들의 유일한 활동은 아니지만, 어쨌든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이 유일하게 개정한 조례는 자신들의 의정비 인상이다.
의정비 인상의 현실
11월 들어 의정비 인상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주민의 편의와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의원들이 앞 다투어 의정비를 인상하고 있다.
유급제 도입 전인 2005년 기초의회 의정비는 회기수당 800만원, 의정활동비 1,320만원으로 총 2,120만원이었다. 유급제가 도입된 작년 8월 강남구의회가 의정비를 56% 인상한 이후 각 지방의회에서 대폭 인상키로 결정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의정비 인상 경쟁이 발생했다. 이 경쟁은 올해에도 되풀이 되었다.
11월 1일 행정자치부와 서울시 각 자치구 등에 따르면 전국 217개 자치단체 중 212곳에서 의정비 인상을 결정했다. 전국 기초의회의 평균 인상률은 39%에 이르며, 서울의 경우 의정비 인상률은 무려 평균 60%에 이른다. 전북 무주 군의회의 경우 98.1%의 인상률을 결정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강동구의 경우 2,868만원에서 5,400만원으로 88%를 인상해 서울 최고를 기록했다.
도봉구에서는 의정비 인상과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조작 의혹이 있다며 구의원이 구청 공무원을 폭행한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봉구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내년도 구의원 의정비를 올해 3,564만원에서 5,700만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관악구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28.3%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구이다. 그러나 관악구의회는 의정비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말한다. 의원 개인마다 71%, 연 2,281만원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임금노동자의 한 달 평균 월급이 178만원이고, 자영업자의 한 달 평균 소득이 171만원이다. 지금도 대다수 기초의원의 월급은 이들보다 월등이 높다. 이 상황에서 평균 39%, 최고 98.1%의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주민의 거센 반발
의정비 인상에 대해 주민들의 분노는 높아간다. 의정비 인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청소용역업체 비리척결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회원 10여명은 의정비 인상에 반발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북유럽 연수를 떠났다 돌아오는 시의원들을 상대로 항의집회를 벌였다. 동두천 시민단체들은 의회 본회의를 방청하며 72% 인상을 결정한 의원들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누구는 해마다 의정비 인상으로 벌어지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면 매해 반복되는 의정비 인상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정비 인상에 대한 세밀한 기준을 법으로 정하고 행정자치부가 감독할 때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가 강화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너무 막 나가고 있는 현실에서 중앙정부의 통제가 필요하기는 하다. 어떤 식으로든 감시, 감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감시, 감독 이전에 상기해야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이다. 그 주인이 지금 의정비 인상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문제 해결은 주인이 스스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의정비 인상과 관련해서 새로운 흐름이 있다. 새로운 흐름은 송파구에서 생겨났다. 송파구에서는 기자회견과 반대 캠페인을 넘어 조례개정 운동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구 의원들이 의정비 인상 조례를 통과시키자 이 조례를 주민발의로 다시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의정비 인상을 막을 수 있을지의 문제를 떠나서 주민들이 분노하고, 항의하면서 정치의 대상을 넘어 정치의 주인으로서 직접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런 흐름이 의정비가 인상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중요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발전된 주장이 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손우정 연구원이 발표한 주장이다. 이 주장에서 그는 의정비 인상에 동의한 모든 구의원들을 소환하자고 주장한다. 주민이 뽑은 주민의 대표가 주민의 의사와는 반대되는 결정을 했을 때, 주민이 나서서 그 결정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주민의 의사와 반대되는 결정을 한 주민의 대표를 갈아치우는 것이 보다 본질적이다.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11월 5일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민의 의견에 반하는 결정을 한 의원들은 소환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소환할 필요 없이 형사처벌로 의원직을 사퇴해야만 하는 의원만 소환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쉽게 말해서 주민소환제를 없애자는 내용이다.
의정비 인상에 동의한 의원들을 소환하는 것은 그러니까 이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에 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의 배만 채우기 위해 조례를 개정한 의원들을 전국적으로 소환해서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힘으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을 지켜내고, 더 나아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의 배만 채우려 드는 국회의원도 소환할 수 있는 ‘국민소환에 관한 법률’을 국민의 힘으로 제정해야 한다. 그렇게 진정한 주인인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조금씩 되찾아 가야 한다.
유일한 활동인 의정비 인상
특정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를 언급한다는 것이 좀 껄끄럽기는 하지만, 인천시교육위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2006년 5월 31일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있었다. 새로운 지방의원들이 선출된 것이다.
인천시교육위 위원은 9명이며, 지난해 9월 임기가 시작되었다. 이 위원들은 주민의 편의와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해야할 의원들이다. 특히 인천의 교육을 보다 발전시키는 것이 교육위 위원의 임무다.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이 명령한 준엄한 임무다.
그러나 인천시교육위는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이 명령한 준엄한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었다. 어쩌면 의지 자체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능력이 없는 것인지, 의지가 없는 것인지, 혹은 둘 다 없는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이것뿐이다.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은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이 명령한 준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주민의 세금만 축내고 있었다는 말은 아니다.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이 지금까지 한 유일한 일은 자신들의 의정비를 올리는 일이었다. 의정비를 올해보다 13.8% 인상하는 것이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이 지금까지 한 유일한 조례개정이다. 물론 조례제정만이 위원들의 유일한 활동은 아니지만, 어쨌든 인천시교육위 위원들이 유일하게 개정한 조례는 자신들의 의정비 인상이다.
의정비 인상의 현실
11월 들어 의정비 인상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주민의 편의와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의원들이 앞 다투어 의정비를 인상하고 있다.
유급제 도입 전인 2005년 기초의회 의정비는 회기수당 800만원, 의정활동비 1,320만원으로 총 2,120만원이었다. 유급제가 도입된 작년 8월 강남구의회가 의정비를 56% 인상한 이후 각 지방의회에서 대폭 인상키로 결정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의정비 인상 경쟁이 발생했다. 이 경쟁은 올해에도 되풀이 되었다.
11월 1일 행정자치부와 서울시 각 자치구 등에 따르면 전국 217개 자치단체 중 212곳에서 의정비 인상을 결정했다. 전국 기초의회의 평균 인상률은 39%에 이르며, 서울의 경우 의정비 인상률은 무려 평균 60%에 이른다. 전북 무주 군의회의 경우 98.1%의 인상률을 결정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강동구의 경우 2,868만원에서 5,400만원으로 88%를 인상해 서울 최고를 기록했다.
도봉구에서는 의정비 인상과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조작 의혹이 있다며 구의원이 구청 공무원을 폭행한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봉구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내년도 구의원 의정비를 올해 3,564만원에서 5,700만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관악구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28.3%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구이다. 그러나 관악구의회는 의정비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말한다. 의원 개인마다 71%, 연 2,281만원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임금노동자의 한 달 평균 월급이 178만원이고, 자영업자의 한 달 평균 소득이 171만원이다. 지금도 대다수 기초의원의 월급은 이들보다 월등이 높다. 이 상황에서 평균 39%, 최고 98.1%의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주민의 거센 반발
의정비 인상에 대해 주민들의 분노는 높아간다. 의정비 인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청소용역업체 비리척결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회원 10여명은 의정비 인상에 반발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북유럽 연수를 떠났다 돌아오는 시의원들을 상대로 항의집회를 벌였다. 동두천 시민단체들은 의회 본회의를 방청하며 72% 인상을 결정한 의원들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누구는 해마다 의정비 인상으로 벌어지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면 매해 반복되는 의정비 인상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정비 인상에 대한 세밀한 기준을 법으로 정하고 행정자치부가 감독할 때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가 강화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너무 막 나가고 있는 현실에서 중앙정부의 통제가 필요하기는 하다. 어떤 식으로든 감시, 감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감시, 감독 이전에 상기해야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이다. 그 주인이 지금 의정비 인상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문제 해결은 주인이 스스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의정비 인상과 관련해서 새로운 흐름이 있다. 새로운 흐름은 송파구에서 생겨났다. 송파구에서는 기자회견과 반대 캠페인을 넘어 조례개정 운동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구 의원들이 의정비 인상 조례를 통과시키자 이 조례를 주민발의로 다시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의정비 인상을 막을 수 있을지의 문제를 떠나서 주민들이 분노하고, 항의하면서 정치의 대상을 넘어 정치의 주인으로서 직접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런 흐름이 의정비가 인상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중요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발전된 주장이 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손우정 연구원이 발표한 주장이다. 이 주장에서 그는 의정비 인상에 동의한 모든 구의원들을 소환하자고 주장한다. 주민이 뽑은 주민의 대표가 주민의 의사와는 반대되는 결정을 했을 때, 주민이 나서서 그 결정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주민의 의사와 반대되는 결정을 한 주민의 대표를 갈아치우는 것이 보다 본질적이다.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11월 5일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민의 의견에 반하는 결정을 한 의원들은 소환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소환할 필요 없이 형사처벌로 의원직을 사퇴해야만 하는 의원만 소환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쉽게 말해서 주민소환제를 없애자는 내용이다.
의정비 인상에 동의한 의원들을 소환하는 것은 그러니까 이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에 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의 배만 채우기 위해 조례를 개정한 의원들을 전국적으로 소환해서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힘으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을 지켜내고, 더 나아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의 배만 채우려 드는 국회의원도 소환할 수 있는 ‘국민소환에 관한 법률’을 국민의 힘으로 제정해야 한다. 그렇게 진정한 주인인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조금씩 되찾아 가야 한다.
- ©월간 말
- 기사입력: 2007-11-26 18:17:32
- 최종편집: 2007-11-26 18: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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