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석유개발 현황과 부존 가능성

<월간말>

정우진 /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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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석유자원의 개발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기록에 의하면 1957년 함경북도 아오지 지역에서 구소련과 루마니아의 기술과 장비지원을 받아 석유탐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유란 모든 나라들이 원하는 자원이지만, 북한이 일찍부터 석유개발에 강한 집념을 보인 것은 자력갱생에 의한 자급자족의 에너지정책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자체 영토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집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1965년에는 석유개발 전담조직인 ‘연료자원 연구조정국’ 을 설치하고 1968년에는 평양에 석유조사소를 설립하여 석유탐사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북한이 본격적인 석유개발사업을 추진한 것은 1970년대 중반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1977년 일본과 석유굴삭기 도입교섭이 있었으며 1978년에는 14,000톤급의 시추선인 유성호를 도입하여 중국의 기술지원 아래 서해안지역의 시추작업에 투입했다. 또, 석유조사소를 확대하여 연료탐사국을 신설한다.

1986년부터는 구소련 사할린에 있는 탐사선 프로그레스호를 동해 대륙붕흥남 앞바다 부근에 투입, 물리탐사를 실시했고, 탐사결과에 따라 부존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유성호를 투입해 2개공을 시추했다. 당시 수심 100m 정도에서 가스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구소련의 붕괴로 소련기술자들이 철수함에 따라 탐사가 중단된 것으로 추측된다.

1987년에는 그동안 추진해온 서해안지역 탐사자료를 이란의 리워드(Leeward)사와 호주의 메리디언(Meridian) 사에 보내 검토를 의뢰했고 조광권 협정을 맺어 이 회사들이 1개공을 시추했으나 유전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1990년 초반 구소련과 합동으로 원산지역 해안과 인근 지역에 대한 지질조사를 추진하고 후반들어서는 호주, 스웨덴, 영국의 소규모 업체들에 탐사권을 주어, 활발한 석유탐사를 실시한다. 1997년 6월 스웨덴의 토러스 페트롤륨(Taurus Petroleum)사는 서해에서 초기 지진탐사를 통해 원유부존이 가능한 지질학적 구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브리튼즈 소코 인터내셔널(Britain's Soco International)사도 북한 당국과 서해의 한 개 블록에 대한 탐사를 추진했는데, 이 두 회사는 한국의 석유개발공사와 현대에 대해 합작개발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을 타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호주의 비치 페트롤륨(Beach Petroleum)사도 동해안 지역의 한 광구에서 탐사를 실시하였다.

북한의 석유개발 현황과 부존 가능성

북한은 1997년 6월에는 남포 인근해역에서 450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고 발표하였다. 이후 10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북한 유전 설명회를 열었는데 이때 북한의 석유산업부는 30여년에 걸친 지질조사와 시추조사 결과 서한만에는 50억에서 40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 1998년에는 남포 앞바다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한 것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고 두만강 일대에도 대량의 원유가 매장돼 있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이 당시 북한에 대규모 유전가능성에 대해 남한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석유개발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후 지금까지 북한에서 석유가 개발된다는 소식이 이어지지 않아, 경제성있는 유전발견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싱가폴의 소버린 벤처(Sovereign Venture)사는 함경북도 대천-나진 지역 6천k㎡에 걸쳐 육상지대의 조광권을 획득하고 탐사활동을 하였으나 큰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 영국의 아미넥스(Aminex) 사는 북한당국과의 협상을 통해 잠재적으로 원유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모든 영토를 20년간 탐사, 개발할 수 있다는 권리를 북한측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협상은 브라이언 홀 Aminex 사장이 주도하고 영국 대사가 입회한 가운데 평양에서 비밀리에 체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회사가 북한내에서 탐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는다.

2005년 말에는 북한과 중국이 북한 서해유전에 대한 개발협약을 맺었으나 그 내용은 아직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서해지역은 원유생산이 활발한 중국의 보하이만과 연결되어 있어 비교적 원유생산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지역이다.

석유부존 가능성은?

석유의 부존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기간도 오래 걸리고 거액의 자금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특히 세계 평균으로 볼 때 탐사에서 유전의 발견에 이르기 까지는 성공확률이 15% 정도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탐사사업의 85%는 석유를 발견하지 못해 실패한다. 따라서 북한이 열심히 탐사사업을 실시하는 것과 북한의 석유부존성이 크다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북한의 석유부존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북한은 동부와 서부를 나누고, 또 육상과 해상으로 나누어 총 7개의 석유잠재분지를 설정했다. 서부쪽으로는 서한만, 안주 및 남포 앞바다의 온천분지 등 3개 대륙붕 광구와 육상광구인 평양분지가 있으며 동부쪽으로는 동해만분지, 경선만 분지 등 2개의 대륙붕광구와 육상광구인 길주분지가 있다.

현시점에서 비교적 부존가능성이 높은 것이 서한만분지라 하겠다. 그 이유는 이 분지가 중국의 보하이만과 지리적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보하이만은 중국의 석유부존량이 큰 대륙붕 광구로 현재 유수의 메이저사들이 자본을 투입해 석유탐사와 개발을 실시하는 곳이다. 2005년 북한과 중국의 석유개발 협정도 아마, 이 지역이 북-중간의 국경지역으로 민감한 지역이기 때문에, 국경분쟁의 요소를 제거하면서 탐사를 실시하기 위한 협정이 아니었나 짐작된다.

또한 수년전 재호주 지질학자인 최동룡 박사가 노르웨이 지질탐사회사인 GECO사의 북한 서해안 지역의 지질탐사 결과와 북한 석유산업부가 제공하는 퇴적구조 관련자료를 분석하고 원유부존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최 박사는 서해안 지역에만 수십억 배럴이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보다 먼저 1995년경에 직접 탐사활동을 벌인 바 있는 재미 과학자 박 모 교수는 서한만 분지의 원유 매장 유망지역은 모두 5개 구역으로 나뉘는데, 가채매장량 기준으로 5개 구역에 모두 12억 배럴 규모의 원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두만강 일대 20억 배럴 이상의 원유가 존재한다는 설도 있는 등 그동안 북한의 석유매장 가능성은 적지 않게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북한이 상업적 유전을 발견했다고 확인된 보도는 없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북한의 석유부존여부를 평가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석유개발 현황과 부존 가능성

남북협력에 의한 공동 석유탐사 추진

북한이 그동안 여러 차례의 석유탐사를 실시했으나, 자본과 기술부족으로 사실상 유전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본격적인 탐사는 아직 진행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동안 북한에 들어와 탐사사업을 벌인 외국회사도 거의가 자본과 기술력이 높지 않은 중소업체들이고, 그나마 사업이 중간에 중단되어 꾸준한 투자가 이루어 지지 못했다. 탐사사업은 매우 장기간의 인내를 요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단기간의 수익성을 노리는 업체들이 추진하기 에는 부적절하다.

이번 남북 정상의 공동 선언으로 남북간의 경제협력이 크게 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맞추어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유전탐사에 투입되어야 할 것이다. 남한은 다른 군소 외국회사와는 달리 정부가 의지를 갖고 꾸준하게 북한지역 탐사를 진행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탐사작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남한도 현재 석유확보를 위해 해외에서의 석유개발진출을 적극 시도하고 있고, 자원외교 실시, 성공불융자에 의한 자금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책도 실시하고 있다. 먼 오지까지 자원개발을 실시하고 있는 이때 한반도내 유망 부존지역 탐사를 하지 않는 것은 남북 모두에게 손해 보는 일이 아니겠는가? 북한 역시 제도적 투명성과 합리적 이익배분 계약을 통해 남한기업이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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