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10대 업적을 논한다

[오세혁의 '걸판지게'] ‘100일 만의 몰락’과 ‘100일 만의 희망’

오세혁(안산 통일마당 회원. 마당극단 걸판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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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있는 고기’도 아무 문제없다며 기세등등했던 MB가 결국 ‘뼈저린 반성’을 했다. 물론 그 ‘뼈저린 반성’ 에 ‘뼈’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을지는 국민들이 철저히 ‘검역’을 해봐야 알겠지만 표현도 별로이고 내용도 별로인 것으로 보아 그다지 ‘뼈저리게’ 반성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눈 밑이 시커멓게 타 들어가신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 ‘운동권‘도 조직하기 힘들었던 100만 대오를 100일 만에 조직해낸 MB이고 ’잃어버린 10년‘ 동안 차곡차곡 모아온 친미보수세력의 지지율을 100일 만에 7.4%로 하락시켜낸 MB가 아니던가. 그런 위대한 업적의 주인공을 우리가 너무 박정하게만 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빌어 MB가 만들어낸 위대한 업적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기로 했다.

본격적인 민주공화국 시대를 열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모든 촛불 문화제에서 울려 퍼지는 이 노래. 한 줄의 가사 속에 대한민국의 헌법이 통으로 들어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에 명시되어있던 지극히 당연한 이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며 살았던 국민이 얼마나 될까? 정치라는 것은 높으신 양반들이나 하는 줄 알았는데, 정치라는 건 원래 더럽고 지저분하고, 그래서 아예 신경 끄고 사는 게 편한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촛불 들고 거리에 나가는 것도 정치라는 것, 사람들과 같이 노래하고 춤추며 행진하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정책을 바꾸는 힘이라는 것. 이런 나라가 바로 민주공화국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엄마도 아빠도 선생님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했다. 바로 MB가 제대로 가르쳐 주었다.

국민의 과학 지식을 급성장시키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 국민이 줄기배아세포를 줄줄이 설명하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온 국민이 광우병의 역사와 진행과정과 증상에 대해 줄줄이 설명한다. 황우석과 MB로 인하여 우리 국민들은 다른 나라 국민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과학 지식을 소유하게 되었다. 세상 어느 나라 국민이 술 먹는 자리에서 프리온의 단백질 구조문제와 SRM의 위험성 문제를 논할 수 있을까? 평생 가도 바닥나지 않을 ‘안주꺼리’를 제공해준 MB에게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껴야 할 것이다.

동물의 권리를 신장하다

브리짓드 바르도라는 프랑스의 여배우가 한국의 개고기 문화에 대해 거품을 물고 비판하던 것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대통령한테 편지를 보내면서까지 개고기 문화를 막으려고 했던 그녀. 어찌 사랑스러운 개들을 잡아먹을 수가 있느냐며, 프랑스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눈물을 흘리던 그녀. 그러나 그녀는 동양의 개고기 문제에 대해 걱정하기 이전에 서양의 쇠고기 문제를 걱정했어야 했다. 소들을 떼로 가둬놓고 동족의 뼈를 갈아 사료로 먹여 미치게 만드는 것만큼 잔인한 동물 학대가 어디 있을까. 광우병 쇠고기 반대, 동물성 사료 반대,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동물애호’다. 이제 우리도 진정한 동물 애호 정신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소를 학대하지 말라는 편지를 보내보자.

고교생 논술 실력 키우다

책만 많이 본다고 해서 논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모범 답안만 줄줄이 외운다고 해서 논술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하여 자신의 주장을 논리 정연하게 펼치는 것이 논술이라 했을 때 논술 실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문제에 관한 올바른 지식과 입장을 갖는 것이다. 광우병 쇠고기의 원인과 졸속협상의 문제점과 때에 따라 달라지는 조중동의 철새 논조를 날카롭게 분석하여 촛불 문화제 연단위에서 당당히 주장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논술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논리정연하다. 1년에 몇 번식 바뀌는 교육 개혁이 해결하지 못한 논술 교육을 MB 한사람이 해냈다.

군 전투력 강화하다

예비군 훈련을 가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훈련 받을 때 예비군의 전투력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아무리 신체 건강한 남자도 예비군 훈련에 가면 환자가 된다. 보통 예비군 훈련은 대충 때우고 빨리 집에 가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그런 예비군들이 훈련이 끝나고 자진해서 촛불 시위에 참가했다. 개구리 마크 전투모를 당당히 쓰고 스크럼의 맨 앞에서 시민들을 보호했다. 군인들을 앞세워 시민들을 살해했던 전두환 때와 비교해 봤을 때 MB 시대의 군인들은 이 얼마나 멋진 ‘시민의 군인’ ‘민족의 군인’ 인가! 군인마저 각성하게 만드는 힘! MB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가족 사랑을 구현하다

평상시에는 일하느라 바쁘고 공부하기 바쁘고 살림하기 바빠서 얼굴보기조차 힘든 가족들이었는데 이제는 손에 손을 잡고 시청 앞으로 가족 나들이를 나온다. 젊은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나오고 할아버지가 손주의 손목을 잡고 나온다. 어머니와 딸이 투쟁 조끼와 교복을 입고 만나고 아버지와 아들이 시위 대열과 전경 대열에서 만난다.(우리 극단의 단원 한명도 인천에 있는 언니와 서울에서 상봉하기로 했다.) 집집마다 붙어있는 스티커도 사랑스럽다. ‘우리 집은 광우병 쇠고기를 반대합니다. 왜곡 보도 일삼는 조중동도 반대합니다.’ 한 가족의 생각과 지향이 하나로 합치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MB 덕분에 가족들의 사랑이 더욱 충만해지게 되었다.

친근한 대통령상을 확립하다

대통령이 ‘각하’라고 불리며 국민 위에 군림하던 시대가 있었다. 대통령의 대자만 입에 잘못 올려도 잡혀가던 공포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의 대통령은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심지어 초등학생한테까지도 ‘명바기’ ‘쥐바기’, ‘땡바기‘ 등등 다양한 애칭으로 불린다. 친근한 대통령, 만만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착실히 구축해가고 있다. 가끔 너무 만만하게 보여서 탈이지만.

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다

영어 실력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국어실력을 망친다는 사실을 MB 등장 이후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방문하시는 곳곳마다 잘못된 한글 표기의 예를 남기고 떠나시는 MB 덕분에 ‘어린쥐’를 ‘오렌지’로 부르는 것보다 ‘바치겠습니다’를 ‘받치겠읍니다’로 쓰는 것이 더 쪽팔린다는 사실. 한국 사람이 영어 못하는 것보다 국어 못하는 게 더 민망스럽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엄지뉴스를 개국하다

현재의 정세를 가장 정확히, 가장 빠르게, 가장 파급력 있게 전달하는 뉴스는 일명 ‘엄지뉴스’다. 엄지손가락 두 개와 핸드폰 하나로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엄지뉴스 기자들의 활약은 시청 앞에서 타오르는 촛불을 전국 방방곡곡의 모니터 앞으로 실시간 배달하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군홧발에 머리를 밟히는 여대생이나 물대포에 맞아 고막이 터지는 시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도할 수 있었던 힘은 엄지뉴스가 조중동처럼 ‘광고’나 ‘권력’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 ‘소신’과 ‘신념’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물론 ‘소신’과 ‘신념’을 더욱 공고히 만들어준 주인공은 다름 아닌 MB다. 시시껄렁한 문자나 보내던 핸드폰을 첨단 미디어 도구로 만들어준 MB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문화예술 번영의 새 장을 열다

오세혁(안산 통일마당 회원, 마당극단 '걸판' 시나리오 작가) 블로그 blog.naver.com/osenose ‘걸판’ 홈페이지 www.gulp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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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강국은 문화예술 강국이라 했던가. MB가 등장하자마자 MB를 소재로 한 패러디, 만화, 노래, 사진, 시, 동영상, 공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터넷을 들어가도, 거리에 나가도 언제 어디서나 MB를 소재로 한 예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개수를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의 무수한 예술 작품들. 그 어느 누가 MB만큼의 창작적 영감을 작가들에게 제공할 수 있겠는가. one source multi-use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MB는 2008년 대한민국의 최대 문화콘텐츠다.

대략 10가지 정도로 정리를 해보니 MB의 업적이 참으로 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00일 만에 이정도 업적을 쌓을 정도이니 앞으로 또 어떤 훌륭한 업적을 쌓을지 정말 기대가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 여러 가지 소식들이 날아들고 있다. 30개월 미만 소고기만 ‘꼭’ 수입하기로 했으니 걱정 말라는 소식도 들리고 청와대 수석들을 모조리 물갈이 했으니 좀 봐달라는 소식도 들린다. 30개월 이상 하는 대통령이 될지 30개월을 못 채우는 대통령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수석들만 물갈이 될지 본인 또한 물갈이 될지 또한 아직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의 상황에서 ‘좌절의 아픔’을 겪는 국민은 MB와 그의 친구들 말고는 없다는 것이다. 힘들게 촛불을 들고 싸우는 속에서 국민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얻는다.

아이러니하게도, MB의 출현은 국민의 고통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축제이기도 하다. 이 무더운 여름에 따뜻하게 ‘촛불’을 켤 수 있게 해주시고 이 장마철에 시원하게 ‘물대포’를 맞을 수 있게 해주신 MB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힘’만 믿고 까불던 자들에게 ‘국민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신 MB이기도 하다. ‘100일의 몰락’을 보여주는 MB정부인 동시에 ‘100일 만의 희망’을 보여주는 MB정부인 것이다. ‘MB의 힘’이 바닥나는 속에서 ‘국민의 힘’은 오히려 커져간다. ‘국민의 힘’에 대한 자신감. 이것은 틀림없는 MB 정부가 만들어낸 위대한 ‘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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