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명 귀한 줄 알면 협상 무효 선언하라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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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시·도 업무보고를 받는 전북도청에서 "국민 건강에 위협이 있다면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광우병이 발생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이 대통령의 입장은 날로 거세게 일어나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자 위기를 잠시 모면하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미봉책을 내 논 것에 불과하다. '협상 무효', '굴욕 협상 철회' 등 국민의 요구와는 거리가 한참 먼 입장이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검역주권, 국민의 생명권을 포기하고 굴욕 협상을 한 것에 대해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부터 했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대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고, 검역주권과 국민생명권을 미국에 헌납한 것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없었다. 최근 밝혀진 월령 구분 문제 등 정부가 당초 발표한 것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미국 측에 양보한 사실에 대해서도 해명 한마디 없었다.

대통령과 정부의 무책임한 자세와 발언도 마찬가지다. 국민에게 '1억 원짜리 국산소를 먹으면 된다' '소비자가 사먹지 않으면 된다' '수입업자가 수입하지 않으면 된다'라고 발언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인지, 어느 나라 정부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권리 찾기에 나선 청소년들을 철부지라 폄훼하고, 학교급식 등으로 광우병을 염려하는 대다수의 국민을 향해 ‘배후’가 있다고 매도하기까지 했다. ‘광우병 반대’를 외치는 국민에게 사죄는커녕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모독한 처사에 대해 깊이 반성했어야 옳다.

미국과의 재협상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는 점도 이 대통령의 입장에 대한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 바로 어제 미 무역대표부 수전 슈워브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합의문 개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한미간 수입위생조건 합의문과는 정면으로 배치된 것이다.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OIE가 미국 지위에 관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수입중단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런 난제를 미국과 어떻게 풀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 건강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 건강을 걱정한다면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말고, 미국과 재협상을 해야 한다. 전향적인 조치만이 현 위기 국면을 타개할 수 있다. 어제 1,500여개 네티즌 모임과 사회시민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국민대책회의”라는 공동연대투쟁기구를 구성했다. 누차 말하지만 아무리 정부와 보수 세력이 얄팍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여론을 호도하고 심지어 국민을 협박 한다고 해서 금방 꺼질 촛불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20%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성난 민심부터 제대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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