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전 동맹관계, 국익도 실용도 아니다

민중의소리

+ 글자크게 - 글자작게 글자 크기

엊그제 우려했던 한미정상회담이 끝났다. 한미관계를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 했다는 회담 결과를 놓고 보수언론들은 “손상된 한미동맹을 복원했다”느니 “최고의 회담”이었다느니 하면서 '환영' 일색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도 “실용주의 외교의 성공적인 출발”이라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우리는 종속적인 한미관계를 심화시키고, 국익을 팔아먹은 굴욕외교의 전형이었다고 판단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공동성명이나 합의문도 없이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결과를 발표하고 7월에 다시 만나서 이를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회담 결과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임기 말에 있는 부시 대통령과의 합의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21세기 전략동맹’이란 군사분야에 국한됐던 양국 ‘동맹’의 영역을 정치, 외교, 경제 등 다방면의 영역에 걸쳐 확대하고, 상호보완적인 새로운 동맹을 설정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것은 침략적 한미군사동맹도 모자라 전 영역에서 대미종속의 심화를 의미한다고 본다. 한미FTA가 대표적이다. 이대로 한미FTA가 처리되면 국내법 100여개를 고쳐야 하고, 우리 사회의 법, 제도, 관행을 미국식으로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다.

한미FTA 비준안 조기 처리를 위해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이 쇠고기 협상 타결을 선언했던 같은 시간에 협상에 참여하고 있던 정부 관계자는 잘 안 풀린다는 답변을 했던 것도 어이없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나 축산농가의 생존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정부는 주한미군 추가 감축 중단, 방위비 분담금 제도 개선, 한국의 미국산 무기판매 프로그램(FMS) 지위 향상 등에 대해 성과로 꼽고 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주한미군 3,500명 추가 감축 중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과 분쟁에 개입하고 있는 미국의 군사전략에 놀아날 가능성이 크다. 주한미군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신속기동군으로 무대를 넓히고, 한국군도 여기에 참여를 강요받을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이라크 파병 연장, 아프간 재파병 등의 미국의 요구는 불을 보듯 뻔하다. 무기구매국 지위 향상은 미국산 무기 강매로 이어질 것임은 물론이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가입과 미사일방어(MD) 체제 참여를 압박할 것이다. 이를 두고 실용외교라 찬양하는 자체가 국민으로선 불행이다.

이명박, 부시 대통령은 북미관계,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소지도 남겼다. 부시는 북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생각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바꿨고, 이 대통령은 뜬금없이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자고 북에 제안했다. 연락사무소 제안은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총리급회담 등을 부정하는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종전선언이 오갔던 것을 생각하면 역사의 시계가 한참 뒤로 간 느낌이다. 진보진영의 분발이 요구된다. 한미정상회담의 허구성을 전면 폭로하고 굴욕적인 한미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투쟁을 완강하게 벌여나갈 때다.

컨텐트 링크

민중의소리를 후원하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컨텐트 링크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