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을 우려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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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4월 15일부터 20일까지 미 부시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어제 방미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실용외교의 첫걸음'이라고 한미정상회담의 의미를 설명하고, '의례적이고 형식적이지 않은 실질적 성과'를 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연 ‘실질적인 성과를 얻는 실용외교’를 하고 돌아올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가입, 미사일방어(MD) 체제 참여는 물론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 아프간 재파병, 한미FTA비준안 처리 및 쇠고기 수입시장 전면 개방 등 한국에 전방위적인 압력을 가해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와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전면 거부할 대신에 ‘잃어버린 10년을 복원해야 한다’며 한사코 굴욕적인 자세를 취하기에 급급했다.

이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한미동맹 강화'와 '양국관계 복원'을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외쳐왔다. 이것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협상력을 잃어버린 꼴이다. 한국이 미국의 환심을 사기에 바쁘고 반면 미국은 이를 계기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을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는 물론 주변국들의 반발을 살만한 민감한 사안들이 의제로 오를 것이 관측돼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 이른바 ‘한미동맹 6단계 로드맵’이 바로 그것이다. 한미정상회담 자리에서 범태평양안보협의체 결성, PSI·MD 가입, 미국 첨단무기 판매, 한반도 안보시스템 개편, 전작권 재협상, 경제협력 순서로 이어지는 '한미동맹 로드맵'을 미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동맹 로드맵’의 본질은 미국의 군사패권을 강화하는 침략적 한미군사동맹이며, 한반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는 데 있다. 이북과 중국을 겨냥한 범태평양안보협의체 결성과 PSI·MD 가입 등은 동북아 군비경쟁 뿐 아니라 군사적 대결을 부추기고,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남북화해를 이루는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 뻔하다.

이 대통령이 말하는 ‘전통적인 한미동맹’은 침략적 한미군사동맹임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6자회담 진전에 따른 한반도 정세 변화에 조응하여 미국의 군사패권을 강화하기 위한 놀음에 이 대통령이 맞장구를 쳐서는 곤란하다. 미국의 패권적 요구가 관철된다면 한반도에 찾아온 평화적인 정세는 중대한 난관에 봉착할 것이며, 이에 따른 막대한 희생과 부담은 곧바로 국민이 치러야 할 몫이다. 침략적 한미군사동맹을 강화하는 한미정상회담을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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