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면 간 쓸개 다 빼줘야 하나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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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오는 8일 한미안보정책구상(SPI) 회의서 '주한미군 감축 중단' 문제를 미국과 협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국가 주권도, 자존심도 내 팽개친 채 미군을 감축한다는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굴욕적인 대미 협상을 벌인다고 하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그동안 정부와 국방부는 주한미군 철수 반대의 이유 중 하나가 주한미군 때문에 우리나라 군사비 부담이 줄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미군주둔경비의 미국 부담'이라는 한미SOFA 규정을 어기고 해마다 우리나라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강요해 왔으며, 평택미군기지 확장 이전 비용, 반환미군기지 환경정화비용 등 천문학적인 비용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 전가했다.

한미 당국은 주한미군을 2004년 3만7,500여명에서 올해 말까지 2만5천여 명으로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말까지 2만8,500여명 수준으로 감축됐고, 올해 3,500여명을 줄이게 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중단을 요구하면 ‘먼저 요구한 쪽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원칙에 따라 미국은 모든 비용을 한국이 부담할 것을 요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주한미군 감축 중단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면 한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등에서 부담을 떠안을 우려가 있어 비공식 협의를 미국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격으로 비용 부담에 대한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얕은 술수에 불과하다. 미국이 바보가 아닌 이상 비공식 협의를 한다고 해서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부담 할리 만무하다.

가뜩이나 월터 샤프 차기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는 미국이 부담하기로 돼 있는 미 2사단 이전 비용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서 충당하겠다고 밝혔고,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도 ‘50대 50 배분’을 주장한 바 있다. 이것은 방위비 분담금의 불법 전용하겠다는 것이며, 10조원이 넘는 평택미군기지 확장 비용을 한국에 부담시키겠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이 아니라 ‘한미돈맹’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정부와 국방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은 채 굴욕적인 주한미군 감축 중단 협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말해온 철저한 국익을 위주로 실용주의 외교를 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따른 주한미군 철수를 논의할 때지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펑펑 낭비하고, 굴욕적인 대미외교를 할 때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주한미군 감축 중단 협상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굴욕외교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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