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에 '노동자 오지마라'고 문자보내는 대통령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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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1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왠만하면 취임을 축하하고 기대를 걸어봄직도 하겠지만 대통령 취임식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우롱하는 처사를 보면 우려와 걱정이 먼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 취임식준비위원회는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 18명에게 일주일 전에 취임식 초청장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취임식 이틀 전에 휴대폰 문자 메시지와 전보 등을 통해 ‘취소 통보’를 했다. 취소한 표면상 이유는 ‘행정착오’였으나 노동자들이 취소사유를 물어봐도 성실한 답변을 회피했다.

초청 취소 통보를 받지 못한 어느 노동자는 초청장을 들고 취임식장에 들어가려 했으나, 문전박대 당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또 다른 한켠에서는 400여명의 경찰들이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코스콤 노동자 100여명을 둘러싸고 취임식이 진행되는 동안 꼼짝달싹도 못하게 만들었다. 화려한 취임식장 너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절규할 수밖에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투쟁의 시대’를 끝내고 ‘동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노사화합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친재벌, 반노동 정책’으로 볼 때 노동자의 침묵과 희생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 밖에 안 된다.

코스콤 비정규직 투쟁만 보더라도 사측의 수레바퀴가 문제다. 코스콤 노동자이 파업농성을 벌인지 160일이 넘고 있다. 법원에서 코스콤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단체교섭을 이행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지금까지 사측은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까지 노동계에 "투쟁의 시대를 끝내라"고 강변하기 전에 기업부터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어야 옳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 통일부 폐지, 고교 영어 몰입교육, 한미동맹 강화 등의 의제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민들의 삶과는 동떨어진 것들이다. 정작 국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비정규직 문제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KTX, 기륭전자, 이랜드, 코스콤 등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해를 넘겨 ‘투쟁의 시대’가 계속되는데도 이들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동반의 시대’가 열릴 수 없는 이유를 여기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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